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달 27일 오전 경남 양산시 하북면주민자치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후 취재진에게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달 27일 오전 경남 양산시 하북면주민자치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후 취재진에게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본인은 퇴임 후 "잊혀지고 싶다"고 말한 것과 달리 SNS 활동을 활발히 펼쳐 논란을 낳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중국 관련 서적을 소개하여 본인의 외교 정책은 옹호하고 윤 정부의 외교 기조를 비판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해 비판이 나온다. 아울러 언론을 에둘러 비판하여 논란이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오전에 올라온 문재인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 게시물 (페이스북)
9일 오전에 올라온 문재인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 게시물 (페이스북)

 

문 전 대통령은 9일 오전 SNS 중 하나인 페이스북에 『짱개주의의 탄생』이라는 서적을 추천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에 따르면 이 책은 "도발적인 제목에 매우 논쟁적"이며, 다만 문 전 대통령은 "책 추천이 내용에 대한 동의나 지지는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중국을 어떻게 볼 것이며 우리 외교가 가야할 방향이 무엇인지 다양한 관점을 볼 수 있다"며 "다양한 관점 속에서 자신의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이념에 진실과 국익과 실용을 조화시키는 균형된 시각이 필요하다"며 "언론이 전하는 것이 언제나 진실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러한 언급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 기조가 친중·반미 성향이었다고 평가했던 일부 언론을 에둘러 비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윤석열 정부가 문 정부와는 달리 한미 동맹을 복원하고 강력한 북한 억제를 천명하며 중국을 견제하는 정책을 펼치는 것에 대해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이번에 SNS에 올린 글은 이전에 올렸던 일상 관련 게시물과는 격이 다른 논란을 만들어낼 여지가 크다. 양산 사저로 가는 길이 불편해 접근성이 낮고 사저 앞 시위로 문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나기가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상 관련 글을 SNS에 올리는 행위는 '지지자들을 위해서'란 변명이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짱개주의의 탄생』이라는 책을 추천하는 것은 문 전 대통령의 의도가 명백히 담겼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책의 의도가 '반중정서와 중국혐오정서가 고조된 한국의 중국 담론을 바로잡아 편견과 오해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위함'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책 본문에서도 '미국과 중국 중 어느 쪽도 패권을 장악하고 있지 못하는 지금이 우리에게 기회(p. 652)'라며 한국이 한미동맹에서 탈피하여 중간자적 입장에서 외교를 펼칠 수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는 '미중충돌의 원인이 중국 때문이 아니라 미국의 대중봉쇄전략 때문'이라고 보고 있으며, 중국을 '동북아의 전쟁 억지자'로 보고 있다. 임기 내내 '친중'적 성격을 띤다는 평가를 받았던 문 전 대통령이 이 책을 추천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문 대통령의 게시물은 한국의 외교 기조에 대한 '훈수'로 볼 수 있고, '퇴임한 대통령이 왜 현 정부의 외교 정책에 참견을 하느냐'는 반발이 터져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실제로 여당 지지자들은 문 전 대통령이 "책 추천이 내용에 대한 동의나 지지는 아니다"라고 했는데 '책 내용에 동의하지도 않는데 왜 추천하느냐"고 비판한다. 다만 이와 관련하여 대통령실이나 여당의 반응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2022년 4월 25일 출간된 『짱개주의의 탄생』 , 김희교 저, 보리. (연합뉴스)
2022년 4월 25일 출간된 『짱개주의의 탄생』 , 김희교 저, 보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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