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보당국은) 도청을 했거나 북한에 스파이를 두었을 수 있으며 핵실험 날짜에 대해 알았을 수 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ISIS 소장(VOA)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ISIS 소장(VOA)

미국의 핵 전문가들은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가 재개방된 징후를 포착했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평가와 관련해 이는 북한이 핵실험 재개를 위한 갱도 복구 작업을 완료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핵실험 장치를 갱도에 배치하는 일만 남았다며 북한당국이 정치적 판단에 따라 핵실험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핵실험 재개를 위한 기술적 준비를 마쳤다고 했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하나를 다시 개방했다’는 IAEA의 평가에 대해 그는 “이는 북한이 갱도 복구 작업을 끝냈으며 결정에 따라 핵실험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도록 하는 중대한 외교적 돌파가 있지 않는 이상 북한은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과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선언하며 갱도를 폭파하고 입구를 막았지만 북한이 갱도 입구를 재개방한다는 것은 갱도 복구 작업을 끝냈음을 의미하는 것이며 핵실험 재개와 연관이 없다면 굳이 갱도를 다시 열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기술적 준비는 완료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실제 핵실험을 위해 핵실험 관련 장치와 장비들을 갱도 내부로 옮기는 작업만 남은 것으로 분석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한미 당국이 지속적으로 북한 핵실험 임박 가능성을 경고하는 것은 특수 차량이나 추가적 안보 요원의 배치 등 핵실험 장비가 도착한 정황을 정보 당국에서 포착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한미 정보당국은) 도청을 했거나 그곳(북한)에 스파이를 두었을 수도 있으며 핵실험 날짜에 대해 알았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에는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핵무기 능력 확보와 소형화된 전술핵무기 실험이라는 두 가지 분명한 목적이 있다”며 “핵실험 재개는 현 시점에서 북한에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이 기술적으로 준비가 완료된 상황에서 향후 두 달 내 언제든지 북한이 정치적 결정만 내리면 핵실험을 재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도 VOA에 “갱도를 재개방한 것 자치로는 핵실험이 임박했다고 할 수는 없으며 통상적으로 갱도 내부를 수리하고 핵실험 장비를 가져오는데 시간이 걸린다”며 “그러나 북한은 지난 3~4개월 동안 핵실험장 내 3번 갱도를 복구하고 있으며 따라서 핵실험장을 다시 사용할 준비가 꽤 가까워졌음이 틀림없다”고 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북한이 지난 5일 4개의 다른 지역에서 8발의 탄도미사일을 연속 발사한 것에 대해 “우리는 북한이 핵무력 지휘통제체계의 신뢰성을 검증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며 “미사일에 탑재할 전술핵무기와 다탄두 재진입체(MIRV)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핵실험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북한이 6월 초로 예정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5차 전원회의에서 핵억지력 개발 진전과 성과를 보고하기 위해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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