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촛불혁명이 헌법 1조 되살려냈다”…서울대의 이상한 인권교육
[단독]“촛불혁명이 헌법 1조 되살려냈다”…서울대의 이상한 인권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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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권력’ 미화하는 편향된 인권교육…'정권코드 맞추기' 의혹
"4.19-5.18-6월항쟁-촛불혁명이 헌법 제1조를 되살려냈다“
“대한민국 인권 역사는 자유, 평등 연대를 향한 투쟁의 역사”
서울대 등 전국 주요 30여개 대학에서 활용
사진 = 서울대 인권센터의 인권/성평등 온라인 교육영상 캡쳐
사진 = 서울대 인권센터의 인권/성평등 온라인 교육영상 캡쳐

서울대학교 인권센터가 제작해 전국 30여개 대학에서 인권 교육 자료로 활용되는 교육 영상이 '2017 촛불혁명'을 4‧19, 5‧18, 6월 항쟁과 같은 선상에 있다고 평가해 논란을 낳고 있다. 특정 정치 세력이 붙인 '촛불 혁명'이라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한 데다 다양한 해석을 배제한 채 일방적 시각만을 담았기 때문이다.

올해 초 헌법재판소가 창립 30주년 기념으로 펴낸 책자에서 '헌재의 선고는 촛불집회의 헌법적 완전체'라고 표현한 것에 이어 서울대까지 '촛불 미화'를 위한 문재인 정부의 코드 맞추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나온다.

●‘촛불집회’가 ‘4.19-5.18-6월항쟁’의 연장선이라는 서울대

서울대 인권센터가 만든 2018년 인권‧성평등 교육 컨텐츠에 ‘2017 촛불혁명’이 포함된 것으로 10일 PenN 취재 결과 확인됐다. 온라인 교육용으로 만들어진 해당 영상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어낸 2016~2017년 촛불집회를 4‧19, 5‧18, 6월 항쟁 등과 함께 나열하며 이 사건들이 헌법 제 1조를 되살려냈다고 서술했다. 헌법 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내용이다.

소위 ‘촛불혁명’은 올해부터 인권 교육 콘텐츠에 포함됐다. 지난 2012년 문을 연 서울대 인권센터는 매해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불과 1년도 지나지 않고 국민 사이에 갈수록 논란이 커진 정치적 사건에 대한 평가를 교육 내용에 새로 담은 셈이다.

전체 148분에 달하는 교육 영상은 △인권교육 △성희롱, 성폭력 예방교육 △성매매 예방교육 △가정폭력 예방교육으로 이뤄져 있다. 문제가 되는 내용은 약 5분 분량이다.

사진 =
사진 = 서울대 인권센터의 인권/성평등 온라인 교육영상 캡쳐

이승만 초대 대통령 시절의 부정선거(4‧19)나 최규하·전두환 전 대통령 때의 5‧18, 6월 항쟁 등을 인권 탄압의 사례로 제시한 뒤 “이게 나라냐! 대통령은 퇴진하라!”는 문구와 함께 ‘2016~2017 촛불혁명’이 등장한다.

해당 영상에 따르면, 한국은 헌법 제 10조에서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진다’고 돼 있음에도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으나, 4‧19, 5‧18, 6월 항쟁, 그리고 촛불혁명을 통해 대한민국 헌법 제 1조가 되살아났다. 한국 인권 역사에 대해서는 “자유, 평등, 연대를 향해 한 걸음씩 내딛어 온 투쟁의 역사”라고 규정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소위 ‘촛불혁명’은 현재 진행형이 정치 사건인데, ‘촛불’을 미화하는 것을 적절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인권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한 쪽에 치우친 정치 컨텐츠를 만든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김병헌 국사교과서연구소 소장은 “기본적으로 현대사는 역사가 아니라 정치사로 봐야 한다”며 “정설(定說)이라는 것이 없는 상태에서 평가를 하는 것은 오류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러시아 등 주요국과의 외교 관련 비밀문서들이 다 공개되고 나서, 이를 토대로 연구를 축적시킨 뒤 평가를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은 것은 그저 ‘자기주장’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 포함 30여개 대학에서 교재로..편향 교육 우려

해당 교육은 서울대와 서울대 인권센터 자료를 구입한 30여개의 대학에서 이뤄지고 있다. 대학 구성원은 성희롱, 성매매, 성폭력, 가정폭력 예방교육을 매년 1회 이상 수강해야 한다. 서울대는 물론 일부 대학에서도 이 자료를 이용해 필수교육을 진행한다.

△양성평등기본법 제 31조와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 5조,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 5조, △가정폭력 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 4조의 3 등이 근거다. 정부는 이들 법률에 근거해 매년 대학의 교육실적을 평가한다. 대학의 교원이나 직원은 사실상 필수적으로 이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대 학생과 교원, 직원을 합쳐 총 36.8%가 인권센터의 인권‧성평등 교육을 이수했다. 학생의 27.3%, 교원의 58.6%, 직원은 온‧오프라인 중복 이수자를 포함해 116.6%가 교육을 받았다. 서울대는 올해 초 이 교육을 필수 수강 과목으로 지정해 학생들에게도 강제하려고 했으나, 학생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에 비해 콘텐츠의 내용에 대해서는 누구도 감시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30여개의 대학에서 최소 수천여 명의 교원과 직원이 필수적으로 들어야 하는 교육 내용이 특정한 성(性)인식이나 정치적 성향을 가진 소수에 의해 제멋대로 휘둘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서울대 인권센터 콘텐츠의 경우, 타고난 성이 아닌 사회적 의미의 성을 뜻하는 ‘젠더’ 교육 전문가 집단이 1차적으로 각 주제별 기획안을 만든다. 이후 교수와 직원, 학생 대표 등 학내 구성원으로 이뤄진 컨텐츠 검토위원회가 최종 검토하는 구조다.

서울대 인권센터는 PenN과의 통화에서 “해당 자료를 만든 전문가들이 몇 명인지, 또 누구인지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서울대의 정권 코드맞추기 흔적 아니겠냐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 1월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만든 '헌법재판소 결정과 대한민국의 변화'라는 책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 대해 "촛불집회의 헌법적 완결체"라고 표현해 사법권 독립 취지와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서울대는 지난 2월 국가인권위원회와 인권 교육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인권위는 서울대는 인권 교육 연구 중심 대학으로 지정했다. 서울대의 '코드 맞추기' 의혹이 나오는 배경이다.

해당 인권교육을 이수한 모 대학의 한 교원은 “인권 교육을 받다가 대통령 탄핵 등 정치 이슈가 나와 당황스러웠다”며 “탄핵과 '촛불혁명'이 인권교육 중 굵직한 역사 프레임의 하나로 나와 뭔가 강요받는 느낌이 들어 불편했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lee@pennmike.com

다음은 논란이 된 서울대 인권센터의 인권 교육 영상 부분 전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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