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 측에 서서 윤석열 검찰총장 축출에 나섰던 박은정(50·사법연수원 29기)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이 검찰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법무부에 밝혔다.

7일 박 지청장은 최근 법무부에 사직 의사를 표명하고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법무부는 정식 사직서를 접수하는 대로 명예퇴직 가능 여부 등을 심사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박 지청장은 남편인 이종근 대구고검 차장검사(53·28기·법무연수원 연구위원 겸임)와 함께 대표적인 '친정권 검사'로 분류됐다.

박 지청장은 2020년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근무하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감찰·징계 청구 실무를 주도했다. 상관인 감찰관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윤 전 총장에 대한 대면 조사를 시도해 직속 상관 '패싱' 논란까지 일으켰다.

박 지청장은 지난해 7월 검사장 승진 1순위 요직으로 꼽히는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으로 영전했고,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현 국회의원)가 연루된 '성남FC 의혹' 수사 무마 의혹까지 받게 됐다. 의혹의 핵심은 수사팀과 박하영 당시 차장검사가 재수사 혹은 보완 수사 요구를 거듭 건의했음에도 박 지청장이 묵살했다는 것이다. 박 차장검사는 박 지청장과 수사를 놓고 대립하다 지난 2월 사표를 내고 검찰을 떠났다.

박 지청장은 현재 성남FC 사건 무마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찰에 고발돼 입건된 상태다. 피고발인으로 입건돼 명예퇴직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법무부는 지난주부터 법무연수원의 연구위원 정원을 늘리기 위해 행정안전부와 협의에 들어갔다. '법무연수원에는 7명 이내의 연구위원을 둘 수 있고, 이 중 4명만 검사로 임명할 수 있다'는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법무부의 이번 증원 요청이 문재인 정권과 코드를 맞춘 검사들을 추가로 한직으로 보내기 위한 목적이라고 보고 있다. 2019년 조국 사태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내리 승승장구했던 이성윤(23기) 전 서울고검장, 이정수(26기) 전 서울중앙지검장, 이정현(27기) 전 대검 공공수사부장, 심재철(27기) 전 서울남부지검장 등 네 사람이 이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네 자리를 채운 상태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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