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패권세력, 6.1 지방선거 이후 '이준석 무너뜨리기' 본격 돌입?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부터), 권성동 원내대표, 정진석 의원이 지난 1일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8회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6일 이준석 대표를 공개 저격했다. 대표적 '윤핵관'인 정 부의장은 이날 작심하고 혁신위원회 출범, 우크라이나 방문, 6·1 지방선거 관리 부실 등 이 대표의 거의 모든 행보를 성토하고 나섰다. 정 의원의 당권 도전을 앞둔 전략적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 부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 "자기 정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며 "'우크라이나 방문' '혁신위원회 설치' '2024년 총선 공천 혁명' 등 혁신 개혁 변화도 중요하겠지만, 굳이 우선순위를 따진다면 윤석열 정부에 보탬이 되는 여당의 역할을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정 부의장은 "집권당 대표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간 저간의 사정을 알아보니, 정부와 청와대 외교 핵심 관계자들은 대부분 난색이었다고 한다"며 "보름 전쯤 이 대표가 우크라이나행을 고집해서 하는 수없이 외교부가 우크라이나 여당 대표의 초청장을 받아준 모양"이라고 했다.

정 부의장은 6·1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다. 그런데 6·1 지방선거 관리 부실 책임론을 이 대표에게 집중 제기했다. 그는 "저는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우리 당의 취약점, 어디에 말하기 어려운 치부를 가까이서 들여다봤다. 수많은 분이 저를 찾아와 피를 토하듯 억울함을 호소했다"며 "현역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의 횡포가 적지 않았다. 사천, 짬짬이 공천을 막기 위한 중앙당의 노력은 턱없이 부족했다. 그 와중에 이준석 당 대표가 제대로 중심을 잡았느냐?"고 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 중인 이 대표는 같은날 페이스북에 "어차피 기차는 간다"라는 문장을 올렸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생전 자주 쓰던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말을 차용해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한 당내 비판을 일축한 것이다.

대선 직후 수면 아래 있었던 윤핵관들과 이 대표 간 갈등이 다시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정 의원을 비롯한 윤핵관들은 '새 대통령 윤석열' 프리미엄을 내세워 지방선거까지 승리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향후 당권 경쟁에서도 친윤체제 구축을 통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심산이다. 윤핵관들은 지난해 대선 경선 과정은 물론 대선 본선 과정에서도 '이준석 때리기'에 집중했고 이 대표도 이런 윤핵관들과 갈등을 키우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수차례 전면전 끝에 파국으로 치달았던 당시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 대표 간 관계는 올해 1월을 기점으로 극적 봉합됐고 6.1 지방선거 이전까지 잠잠해졌다. 당내 패권 세력들이 2년 뒤 총선을 앞두고 당권을 장악하기 위해 내년까지 임기가 남은 이 대표를 본격적으로 흔들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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