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앵커브리핑서 김성태 단식 계기 '노숙자들이 하는 것같은 느낌'이라 인용
실제 어록은 "국회 본관앞 농성 바람직하지 않다. 어디 뭐 노숙자들이 있는 그런…"
김태흠 "국회의장이 8월 땡볕 아래 고생하는 유족 입장 생각하란 거였다" 항변

사진=JTBC '뉴스룸' 방송 캡처
사진=JTBC '뉴스룸' 방송 캡처

김태흠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손석희 JTBC 앵커가 자신의 과거 발언을 왜곡 인용해 비하했다는 취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손석희 앵커가 불순한 의도를 갖고 제가 마치 세월호 유가족 단식을 비난한 것처럼 보도해 저로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 법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저를 비하한 손 앵커에 대해 그의 1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액수에 맞춰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손 앵커는 7일 저녁 '앵커브리핑'에서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의 단식을 세월호 희생 유족의 단식과 비교하며 평가절하했다"며 "이 과정에서 저의 과거 발언을 거두절미하고, 세월호 유족의 단식을 조롱했던 것처럼 인용 보도해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손 앵커가 방송에서 인용한 저의 과거 발언은 '노숙자들이 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는 것으로 이는 세월호 유족의 단식과는 무관하다"고 항변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회 본관에서 세월호 유가족의 농성이 벌어졌는데 이를 허용한 국회의장의 결정이 잘못됐다고 지적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손 앵커가 인용한 2014년 8월1일의 발언은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나눈 대화 중 일부"라고 설명했다. 정확한 어록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저렇게 국회 본관 앞에서 농성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어디 뭐 노숙자들이 있는 그런…"이라는 부분이라며 "그건 여름 8월 땡볕 아래 힘들어하는 세월호 유가족 모습에 안타까움을 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닐 천막으로 햇볕을 가리고 줄을 달아 빨래를 내거는 모습이 마치 노숙자 같은 모양인데 국회의장이 유가족이 고생하도록 이를 허용해준 게 잘못됐다는 취지였다"며 "당시 유가족 요구가 세월호 특별법제정이었는데 당시 여야간 특별법 제정에 대한 막바지 협상 단계에 있었다. 국회의장이 삼복더위 땡볕 아래 고생하는 유가족 입장을 생각했다면 '세월호 특별볍 협의하는 과정이니 기다려달라. 만약 할 얘기가 있으면 언제든 날 찾아와라'고 하려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언급대로면 세월호 유족을 노숙자로 비유한 게 아니라 노숙자들이 생활하듯 국회 경내에서 단식하도록 한 정의화 당시 국회의장을 비판했다는 주장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앞서 7일 손 앵커는 JTBC 뉴스 앵커브리핑에서 단식 투쟁 중인 김성태 원내대표가 "무엇보다 조롱당할 때가 가장 힘들다"라고 말한 인터뷰를 언급하며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의 세월호 단식 투쟁과 관련된 발언을 다뤘다. 

손 앵커는 김 최고위원의 '노숙자들이 하는 것 같은 느낌' 발언을 다루며 "당시 여당 의원들의 (세월호 단식 투쟁) 조롱"이라고 규정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j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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