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3일 새로운 인선을 단행한다. 문재인 정권 내내 홀대 받던 국내 방첩(防諜, Counter intelligence) 분야가 속한 보안(保安) 파트를 다룰 2차장에 김수연(1959년생) 전 국정원 대공수사국장을 기용했다.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출신이다.
국정원의 거대 예산을 다룰 기획조정실장에는 대검찰청 연구관(검사) 출신의 조상준 변호사가 발탁됐다. 1970년생으로, 서울대 법학과 출신이다.
대통령실은 3일 국정원 차장급 신임 인선으로 김수연·조상준 기용안을 밝혔다. 특히 기조실장직은 1조원이 넘는 국정원 예산을 다루어 왔다. 각 전문 파트 별로 투입되는 비공개 정보예산을 기획하는 만큼 정보 업무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문적 소양이 요구되는 자리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원 차장급 인사 중 대표적으로 기획조정실장 인선 등은 문재인 정권과 운동권 코드를 맞췄던 박선원 씨가 임명돼 논란을 일으켜왔다. 국정원을 예산을 다룬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는 과거 운동권 이력과 통하는 인사를 강행했던 것.
하지만 이번 국정원 기조실장직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었던 시절 '친윤(親尹)계'로 통하던 조상준 변호사(전직 검사)가 내정됐다. 윤석열 대통령과는 동문 관계에 있으며 한때 윤 대통령과 수사팀으로 근무하기도 했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조상준 기조실장 내정자는 대검찰청 형사부장으로 영전했다. 그러다 추미애 당시 법무부장관 등에 의한 검찰인사로 인해 서울고등검찰청 차장검사로서 공직을 떠났다.
국정원 전 대공수사국장이었던 김수연 내정자는 국정원 인천지부장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법학 전공자인 만큼 대공수사(안보수사)를 담당했는데, 이번 정부에서 2차장을 맡게 돼 눈길을 끈다.
국정원의 역대 2차장직은 '국내 보안정보'를 다루는 만큼 역대 정권 성향별로 굴곡을 가장 많이 겪어왔던 직책이다. 문재인 정부 시기 각종 혐의에 엮여 형을 살아야 했던 이병기 전 국정원장과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이수일 전 차장, 가족의 비극을 겪었던 김은성 전 차장 등이 2차장을 맡은 바 있다. '국내 보안 정보 파트'를 다루어왔던 직책이 2차장이었던 만큼, 정권의 입맛과 성향에 따라 정권에 의해 부침을 겪어야 했던 지난날의 역사라고 볼 수 있다.
국내 방첩 분야를 다루는 만큼, 2차장 이하 조직은 대외적으로 깊이 알려지지 않았다. 통칭 안보수사국, 안보수사단, 수사기획단을 비롯해 과거에는 대공정책실, 대공정책팀 등 정책과 수사부로 주로 나뉘어 있었다. 이같은 배경 하에서, 김수연 전 대공수사국장이 2차장에 발탁됨에 따라 향후 국내 보안 방첩 분야도 변화가 예상된다.
한편, 이번 인선으로 국정원의 실국장급 인사가 단행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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