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백신 공급 프로젝트 코백스는 2일(현지시간) 북한 내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있어야 북한에 백신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코백스 대변인은 이날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가 전날 북한 내 코로나 상황이 악화됐을 것이라고 추정한 것과 관련해 ‘새로운 대북 백신 지원 방안이 있느냐’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서면 질의에 “우리는 북한의 필요를 명확히 확인하지 못하면 백신을 제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코백스는 이전에 여러 차례 (백신) 배분 계획을 통해 북한에 백신을 배정했고, 북한이 지원을 요청하면 언제든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하지만 아직 우리는 신종 코로나 백신 지원에 대한 (북한의) 공식적인 요청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WHO는 지난 1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코로나 상황과 관련해 제한된 정보로 적절한 평가는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북한 내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악화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코백스 대변인은 최근 북한에 중국이 제공한 코로나 백신이 도입됐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우리는 북한이 중국의 백신 제안을 받아들여 접종을 시작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정확한 백신 종류와 규모, 백신 도입 시기 등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6일 북한 내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정권이 평양 주택 건설 사업에 동원된 군인 수만 명을 대상으로 중국에서 온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2일 현재 주미 중국대사관은 VOA의 중국의 직접적인 대북 백신 제공 여부 확인 요청에 답하지 않고 있다고 VOA는 전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코로나 백신 제공 제안에 응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코백스는 북한에 중국산 시노백 백신 300만 회분을 배정했지만 코로나로 심각한 영향을 받는 나라에 재배정할 것을 권고하며 북한은 이를 받지 않았다. 북한주재 러시아대사관은 1일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러시아가 북한에 백신과 의약품, 진단키트를 공급하고 의료 전문가 파견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측이 이런 제안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북한이 관심을 보이면 신속하고 적절하게 작업을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21일 한국을 찾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한미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백신 제안을 지원했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에도 백신을 제안했고, 신속하게 진행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13일 북한주민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 마이크 라이언 긴급대응팀장도 1일 브리핑에서 북한에 세 차례 백신 지원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은 2일 전날 밤까지 전국적으로 9만 6610여 명의 신규 유열자가 발생했으며 10만 8990여 명이 완쾌됐다고 주장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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