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박지현 책임론’이 부상했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이른바 ‘내부 총질’을 통해 혼란을 초래한 것이 ‘선거 참패’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책임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발표 방송을 지켜보며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발표 방송을 지켜보며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 출신의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지현이라는 역대급 진상의 패악질은 분명히 복기해야 한다”며 “(박 위원장은) 자기당 지지자를 ‘진정한 개딸(이재명 전 경기도지사 여성 지지층을 일컫는 말) 맞느냐’며 혐오하고, 다니는 곳마다 자당 정치인의 함량미달을 탓했다”고 썼다.

김 이사장은 그러면서 “이게 대성 때 낙담한 지지자들을 일으켜 세우기는커녕 떠나라고 내쫓은 꼴이 됐다” “이렇게 등돌린 지지자는 어떻게 돌이킬 수 있겠는가? 박지현은 깨끗이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느바 ‘맛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황교익 씨는 이번 지선 출구조사 결과를 두고 (대선에 이은) ‘두 번째 심판’이라고 평한 박 위원장의 발언을 언급하고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심판당했다고, 마치 남의 정당인 듯 말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초 민주당에 영입된 박 위원장은 지난 3월11일 당 공동비대위원장에 임명됐다. 이후 박 위원장은 민주당이 밀어붙인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내보이고 ‘586 용퇴론’을 말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등의 행보를 보여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의 반발을 사 왔다.

하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이번 지선의 결과를 박 위원장 한 사람의 책임으로 모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의 1일 페이스북 게시물 내용.(캡처=페이스북)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의 1일 페이스북 게시물 내용.(캡처=페이스북)

한편, 민주당 내부에서는 박 위원장이 아닌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위원장(前 경기도지사)의 책임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대선에서 패배했음에도 이 위원장이 명분도 없이 연고가 아닌 지역구에서 출마한 데 대해 민심이 등을 돌렸다는 것이다.

당 전략공천위원장을 맡은 이원욱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을 직접 거론하며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라고 썼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 역시 “한 명 살고 다 죽었다”며 “면피용 반성문, 진정성 없는 혁신에 국민은 식상하다. 쇄신은 책임 큰 사람들이 물러나는 데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우회적으로 이 위원장을 비판했다. 이날 페이스북에 박 전 원장은 “출구조사를 시청하고 밖으로 나와 정처없이 걷는다. 자생당사(自生黨死), 자기는 살고 당은 죽는다는 말이 당내에서 유행한다더니, 국민의 판단은 항상 정확하다”며 “당생자사(黨生自死), 당이 살고 자기가 죽어야 국민이 감동한다. 정처없이 걷는다”고 적었다.

박 전 원장의 “자기만 살고 당은 죽는다”라는 말은 이번 지선에서 민주당이 대패를 겪는 와중에 민주당의 ‘텃밭’인 지역구에 연고도 없이 출마해 당선한 이재명 후보를 지칭해 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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