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여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씨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가 대통령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을 두고,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것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김씨는 지난 30일에 이어 31일에도 김건희 여사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30일에는 ‘부인 김건희씨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반려견들과 함께 주말을 보냈다는 사진이 김건희씨 팬클럽에 공개된 사실’을 문제삼았다.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 집무실에 놀러간 사진은 처음이라며, “아주 생경하다”고 꼬집었다.

지난 주말에 공개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사진. 김 여사는 지난 28일 오후 대통령실 인근에 산책을 갔다가 대통령실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주말에 공개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사진. 김 여사는 지난 28일 오후 대통령실 인근에 산책을 갔다가 대통령실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다. [사진=연합뉴스]

김어준의 인신 공격성 비난에 강신업 변호사가 조목조목 반박해

그러면서 “대통령 집무실은 공적 공간이지, 부인이 놀러가는 개인 사무실이 아니다”라며, 그런 이유로 문 대통령은 물론 그 이전 어떤 대통령의 부인도 대통령 집무실을 방문한 사진이 공개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런 상황에 대해 언론이 비판적 보도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지적하면서, 개인 인스타에 대통령과 대통령의 동선 및 (대통령실) 공적 공간이 김건희 여사의 개인 팬클럽에 ‘좋아요’ 대상이 된 사태를 비판했다. 연이어 김씨는 김 여사의 ‘대통령 부인 놀이 적당히 좀 하자’고 힐난했다.

30일 오전 방송 이후에, 김건희 여사 팬클럽 회장인 강신업 변호사는 오바마 대통령도 재임 중 부인과 집무실에서 찍었다는 사진을 SNS에서 게재하며,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 집무실에, 그것도 휴일에 방문하는 게 무슨 문제냐?”고 항변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2월 14일 미국 대통령 재임 당시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미쉘 오바바와 백악관 집무실에서 함께 찍은 사진. [사진=트위터 캡처]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2월 14일 미국 대통령 재임 당시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미쉘 오바바와 백악관 집무실에서 함께 찍은 사진. [사진=트위터 캡처]

이에 대해 31일 김씨는 강 변호사를 향해 “문제가 있습니다” 라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김씨의 비판 내용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대통령 부인에 대한 공적인 문제 제기를 부속실이나 대변인실이 아니라, 부인의 개인 팬클럽 회장이 대응하는 것부터 대통령 비서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둘째, 강 변호사가 SNS에 게재한 오바마 부부 사진의 배경은 미국 대통령의 집무실이 아니라, 대통령 가족이 거주하는 이규제큐티브 레지던스 건물이라는 점이다. 셋째, 부인 김건희씨가 대통령실에 놀러가서 사진을 찍은 27일은 휴일이 아니라, 정상 근무일인 금요일이라는 점이다.

김씨는 이 세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며,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 집무실에 근무하는 날 놀러가서 사진을 찍고, 게다가 그걸 개인 팬클럽에 유포하는 것은 공사 구분이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씨가 31일 지적한 3가지 문제점은 일견 일리있는 주장처럼 보인다. 하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문 대통령은 물론 그 이전 어떤 대통령의 부인도 대통령 집무실을 방문한 사진이 공개된 적이 없다는 김씨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김정숙 여사가 대통령실을 방문한 사진이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① 김건희 여사만 대통령실을 방문했다고? 김정숙 여사도 대통령 집무실 방문해 하트 그려

강신업 변호사는 김정숙 여사가 대통령실을 방문한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사진=강신업 페이스북 캡처]
강신업 변호사는 김정숙 여사가 대통령실을 방문한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재하며, 김어준씨의 해명을 요구했다. [사진=강신업 페이스북 캡처]

강신업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청와대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두 사람은 봉황 무늬를 배경으로 해, 머리 위로 하트를 그리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당초 이 사진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진 사진작가 전민조씨는 두 사진을 비교하며 “문재인 전 대통령보다는 윤 대통령 모습이 점잖은 모습”이라고 밝혔다.

김어준씨가 ‘문 대통령은 물론 그 이전 어떤 대통령의 부인도 대통령 집무실을 방문한 사진이 공개된 적이 없다’는 김씨의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② 오바마 대통령 사진의 배경은 대통령실이 아니라 관저라고?

김어준씨는 강 변호사가 SNS에 게재한 오바마 부부 사진의 배경은 ‘미국 대통령의 집무실이 아니라, 대통령 가족이 거주하는 이규제큐티브 레지던스 건물’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강 변호사는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 직후에 페이스북 공지를 통해 “김어준씨가 제가 올린 오바마 부부 사진은 집무실이 아닌 관저에서 찍은 것이라며, 대통령 부인은 집무실에 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주장일뿐입니다. 반박 사진을 가능한 찾아서 올려주십시오”라는 입장을 밝혔다.

강 변호사가 올린 사진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2월 1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것으로, 오바마 전 대통령은 "당신과 함께한 지 28년 가까이 됐지만 항상 새로움을 느낀다"고 적어 애정을 과시했다.

강신업 변호사는 31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 대통령실을 방문한 대통령 가족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강신업 페이스북 캡처]
강신업 변호사는 31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 대통령실을 방문한 대통령 가족의 다양한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강신업 페이스북 캡처]

잠시 후 강 변호사는 미국 대통령실을 찾은 전 미국 대통령 부인과 가족들의 사진을 게재하며, 미국 대통령 가족들이 대통령실을 방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는 “대통령 집무실에 대통령 가족이 방문하는 거를 문제삼을 게 아니라, 차라리 출가한 딸이 대통령 관저(에) 몰래 살았다는 걸 문제 삼아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③ 김건희 여사가 정상적으로 근무하는 날 대통령실에 놀러갔다고?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실을 방문한 사진은 2가지 종류이다. 흰 블라우스에 검정 바지 차림의 사진이 있고, 베이지색 조끼에 흰색 캐주얼 바지를 입고 강아지를 안고있는 사진이 있다.

흰 블라우스에 검정 바지 차림으로 대통령실을 방문한 날은, 김어준씨의 지적대로 27일 금요일이 맞다. 그날은 6.1 지방선거 사전투표일이어서, 김 여사는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투표소에 가서 사전투표를 했다. 따라서 평일에 놀러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김건희 여사는 지난 27일 사전투표를 위해 대통령실을 방문했다가 기념촬영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김어준씨의 주장대로 '대통령이 근무하는 날 놀러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여사는 지난 27일 6.1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위해 대통령실을 방문했다가 기념촬영을 했다. 김어준씨의 주장과 달리 '대통령이 근무하는 날 놀러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런데도 김어준씨는 일방적이고도 악의적으로 김여사가 윤 대통령이 근무하는 날 대통령실에 놀러갔다고 비방한 것이다.

캐주얼한 복장으로 강아지를 안고 있는 사진은 28일 토요일 오후에 대통령실 인근에 가서 산책을 한 다음, 대통령실을 방문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여론은 부정적이지 않다. 현재 윤 대통령은 사저인 서초동에서 대통령실로 매일 아침 출근을 하기 때문에, 김 여사 입장에서는 대통령실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어쨌든 윤 대통령이 근무하는 평일에 김 여사가 강아지를 데리고 놀러갔다는 김어준씨의 주장은 ‘악의적 비난’인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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