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부 혼란도 점입가경 ..."너무 과하게 띄운 것" "당 공약은 아냐"

더불어민주당의 수도권 후보들이 띄운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6.1 전국동시지방선거 마지막에 전국 이슈로 급부상했다. 이재명 인천 계양을 후보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발표는 사실상 김포공항 폐쇄다. 서울수도권과 여타 거대 도시들을 직통으로 잇는 하늘길이 막히는 문제여서 해당 지자체장들이 그 부작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는 30일 페이스북에서 "김포공항이 없어지면 피해는 제주만 보는 것이 아니다"며 "부산도 직격탄을 맞는다"고 반발했다. 제주 뿐 아니라 부산에서도 김포공항 이전 문제가 큰 논란이 되는 수순이다.

이날 입장문에서 한국공항공사 통계를 인용한 박 후보는 "제주 못지 않게 부산시민의 발이자 부산의 산업에 미치는 중대한 영향은 물론 부산을 관광도시로 만든 주역이 바로 김포~부산(김해공항) 노선이었다"면서 "2021년 한해 540만명 이상이 김포~부산 노선을 이용했다. 외국인들이 서울을 들렀다가 부산에 올 때도 주로 이용하는 교통편"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야말로 민주당이 얼마나 문지방을 보지 않고 밥만 먹으려 달려들다 밥상을 엎는 정당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며 "눈 앞의 서울만 보고 눈 뒤의 부산과 제주는 보려 하지 않는 단견에서 짙게 드리운 포퓰리즘을 본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전철 타고 인천 가라구요? 빵 없으면 고기 먹으라는 얘기하고 똑같다"며 "김포공항이 서울시내까지 30분 거리로 갈 수 있다는 게 장점인데 아무리 빨라도 한 시간 두 시간이상 걸리는 인천이나 원주를 경유해서 가라니, 이 분들은 공항의 존재이유와 경쟁력이 무엇인지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6·1 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30일 이재명 송영길 콤비가 꺼내든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전국 선거 이슈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대전에서 열린 선대위 현장회의에서 "이재명 후보는 김포공항 이전을 공약으로 제시하며 수직 이착륙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대형 여객기의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고 믿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며 "지난 대선 때 기축통화를 운운하던 경제적 허언증이 이제는 교통 분야로 전파됐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앞장서 비판해온 이준석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이재명 후보는 김포공항을 없앤다고 하는데, 동탄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는 김포공항 직행버스를 신설하겠다고 한다"며 "돌출행동을 하는 후보 하나 때문에 민주당 후보 여럿이 골치 아플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이번 김포공항 이전 문제가 전국 선거에서의 이슈로 급부상하자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제주도 지역 의원들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당내 의원들도 설익은 공약을 내부 조율도 없이 너무 급하게 내질렀다며 거리를 두는 것이다.

김민석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해당 공약은 대선 당시 논의가 됐으나 적절치 않다고 정리됐던 사안"이라며 "송영길 후보도 입장이 바뀐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약 제시도) 어떻게 보면 너무 과하게 띄운 것"이라며 "이에 대해 각각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자인했다.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도 이날 MBC라디오에서 "중앙당 공약은 아니다"며 "한 개 지역에서 결정할 일이 아니며 차차 판단할 일"이라고 했다. 전날에 이어 이재명 송영길 콤비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에 선을 긋는 태도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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