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심리전에 무너져 나라 망하는 과정 목격"
"분단 국가에서 심리전은 국가 방위의 핵심 사안"
"심리전 기능 유지하려 했을 뿐 원세훈 비호 안해"
이제영 前부장검사 "죽을 때까지 죄 인정 못할 것"
장호중 前지검장 "재판부가 현명한 판단 해달라"

'국정원 댓글 수사방해' 결심공판 출석한 남재준 전 국정원장(연합뉴스 제공)
'국정원 댓글 수사방해' 결심공판 출석한 남재준 전 국정원장(연합뉴스 제공)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와 재판을 방해한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로 재판을 받고 있는 남재준(74) 전 국정원장이 “베트남전 참전 당시 심리전에 무너져 나라가 망하는 과정을 눈으로 목격했다”고 말했다.

남 전 원장은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재판장 황병헌)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최후 진술에서 “우리나라가 같이 분단된 국가에선 심리전은 구가 방위의 핵심 사안”이라고 전했다.

그는 “국정원장으로 부임했을 때 국회에서 심리전 기능을 폐지하라는 목소리가 높아 대한민국 안보를 위해 심리전 기능 유지를 간절히 호소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남 전 원장은 “추호도 정치적 댓글이나 정부 홍보활동이 심리전 활동의 일환이라고 궤변을 늘어놓은 바 없다”면서 "원세훈 전 원장의 정치적 댓글을 비호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 있는 제 부하직원들에 대해 말하자면 지금처럼 안보가 경시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조국에 헌신했던 최고의 안보 전사들이었다. 법 지식이 없어 죄를 저질렀지만 이들의 조국에 대한 헌신과 충정, 열정을 참작해 줄 것을 머리 숙여 간청드린다”고 했다.

남 전 국정원장과 서천호(58) 전 국정원 2차장에게는 각 징역 5년에 자격정지 2년, 징역 3년6개월에 자격정지 1년6개월을 구형했다.

서 전 2차장은 “사건 실체를 은폐할 동기나 이유가 없다”며 “정말 답답하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징역 2년6개월이 구형된 이제영 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는 “죽을 때까지 제 죄를 인정 못 할 것”이라며 “만약 재판부가 제게 죄가 있다고 판단하면 하나님이 내린 벌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징역 2년이 구형된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은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남 전 원장 등은 2013년 검찰의 국정원 댓글 공작 수사에 대응하기 위해 ‘현안 TF’를 만들고, 압수 수색에 대비해 가짜 심리전단 사무실과 허위 서류를 만드는 등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진홍 전 심리전단장에겐 징역 3년을, 하경준 전 국정원 대변인에게 징역 2년을, 고일현 전 종합분석국장과 문정욱 전 국익정보국장에게는 징역 2년6개월을 각각 구형했다.

남 전 원장 등에 대한 선고는 오는 23일 오후 2시에 이뤄진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였던 자유월남(1955~1975)은 ‘파리베트남평화협정(1973)’ 체결 이후 미군철수로 패망해 공산화됐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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