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실시된 지방선거 사전투표의 투표율이 전국 평균 10.18%로 잠정 집계됐다. 가장 이목이 집중된 인천시 계양을의 투표율도 11.98%로 마감됨에 따라, 이재명 후보의 낙선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삼일공업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인증샷을 찍고 있다. 첫날의 사전투표율은 10.18%로 잠정 집계돼, 역대 지방선거 중에서는 가장 높은 기록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삼일공업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인증샷을 찍고 있다. 첫날의 사전투표율은 10.18%로 잠정 집계돼, 역대 지방선거 중에서는 가장 높은 기록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사전투표율 20%대 머물면 윤형선 후보 지지층 60대 이상 비중 높아져”

이 전망은 정치 컨설턴트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이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와 관련한 분석에 따른 것이다. 배 소장은 지난 26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사전투표율이 30%를 넘으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희망적이겠지만 20%대 초반이면 굉장히 곤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배 소장에 따르면, 현재 발표되는 계양을 여론조사 결과는 60대가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 쪽으로 결집돼 있다. 통상 지방선거는 투표율이 낮지만, 윤 후보를 지지하는 60대 이상의 투표율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 후보를 지지하는 40대 화이트컬러가 투표장에 많이 나와서 사전투표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틀간에 걸친 사전투표율이 20%대에 머물거나 20%초반을 밑돌면, 적극 투표층인 60대 이상이 사전투표에 많이 참여했다는 의미이며, 그들은 윤 후보에게 더 기울어져 있는 층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계양을은 ‘40대’와 ‘60대 이상의 전쟁터’라고 볼 수 있다.

첫날 인천계양을 사전투표율은 11.98%에 머물러

배 소장이 지적한 대로, 27일 첫날의 투표율은 11.98%로 집계됐다. 28일의 투표율까지 감안해도 30%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따라서 이 후보에게 굉장히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26일 CBS라디오에서, "이재명 후보의 운명은 계양을 사전투표율 30%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CBS 유튜브 캡처]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26일 CBS라디오에서, "이재명 후보의 운명은 계양을 사전투표율 30%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CBS 유튜브 캡처]

관심이 많고 경합 지역에서는 사전투표율도 기대 이상으로 올라가게 되고, 그와 함께 선거판이 흔들리게 된다. 따라서 이 후보 지지층인 40대 이상이 사전투표에 적극 참여해서 투표율을 끌어올려야만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배 소장은 이 후보가 "여론조사 통계 다 틀리다”고 지적한 심리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지금 이재명 후보는 굉장히 당황스럽고 경황이 없을 것이라며 여론조사 결과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 후보 입장에서는 ‘내 지지층은 주로 화이트컬러가 많은데, 그 사람들이 여론조사에 응답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현장과 여론조사는 다르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치권 초거물인 자신이 무명의 윤형선 후보와 박빙의 대결을 펼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싶어하지 않은 심리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재명은 ‘샤이 진보’ 투표 독려...사전투표율 30% 못 넘기면 ‘이재명의 악몽’ 현실화 가능성 커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27일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아라 김포여객터미널 아라마린센터 앞 수변광장에서 열린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27일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아라 김포여객터미널 아라마린센터 앞 수변광장에서 열린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배 소장은 패널로 참석한 김성회 씽크와이 소장이 “민주당 쪽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응답률이 평균에 비해서 높지 않다”고 말하자, “샤이 진보가 있긴 하지만, 판세를 뒤엎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배 소장에 따르면, 지난 대선과 최근의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이후에 샤이 진보가 더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이들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인데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하지 않거나,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샤이 진보에겐 ‘전화면접’ 조사보다도 ‘ARS 자동응답’ 조사가 더 편하게 여겨지기 때문에, ARS 자동응답에 더 적극적으로 응답한다는 해석도 내놓았다. 이재명 후보가 최근의 여론조사가 ARS라서 정확하지 않다고 평가한 데 대한 명확한 반박인 셈이다.

이 후보가 여론조사 결과를 수긍하지 않는 이유는 ‘여론조사 결과가 투표결과는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 특히 이 후보 입장에서는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되면 본인이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지지층이 위기라고 판단하게 되면 더 많이 투표장으로 향하게 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여론조사 결과보다는 나중의 실제 투표 결과가 조금 더 좁혀지는 현상’이 있다. 이 후보도 이런 점을 기대해서, 투표를 강하게 독려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 후보의 독려에도 불구하고, 사전투표 첫날의 투표율은 11.98%에 그쳤다. 40대 샤이 진보들이 투표장으로 향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둘째날인 28일까지 사전 투표율이 30%대에 육박하지 못한다면 ‘이재명의 악몽’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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