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수 칼럼] 대기업이 키운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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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8.05.09 09:09:16
  • 최종수정 2018.05.10 11:23
  • 댓글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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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기업들, 시장경제 옹호하는 우익 시민단체 외면하고 좌익 시민단체에 지원
프라이스의 법칙-좌익이 주장하는 1대 99의 구도는 착취나 차별 때문이 아님
文정권에 입성한 시민단체 출신들이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을 전방위로 공격 중
행동해야 할 때 침묵하면 훗날 반드시 더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됨
홍지수 객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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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물리학자 데릭 J. 드 솔라 프라이스(Derek J. De Solla Price)는 박사과정 학생들이 학위 취득 후 쓴 논문의 수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조사 대상의 절반이 겨우 1편을 썼고, 1편을 쓴 사람 수의 절반이 2편, 2편을 쓴 사람 수의 절반이 3편을 쓰는 등, 논문 편수가 늘어날수록 쓴 사람 수는 급격히 줄더니 결국 대부분의 논문을 아주 극소수가 썼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는 프라이스의 법칙(Price’s Law)이라고 알려지게 되었다. 특정 영역의 종사자 수의 제곱근이 그 영역의 생산성 50퍼센트를 담당한다는 법칙이므로 제곱근의 법칙이라고도 불린다.

예컨대, 직원이 9명인 조직에서는 3명이 그 조직이 하는 일의 절반을 해낸다. 직원이 100만 명인 조직에서는 1,000명이 그 조직의 일 절반을 한다. 조직의 규모가 커질수록 유능한 직원은 산술급수적으로, 무능한 직원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큰 조직이 흔들리면 달리 선택의 여지가 있는 가장 유능한 직원들부터 차례로 그 조직을 떠나게 되고 결국은 무능한 직원만 남게 된다. 그러면 그 조직의 생산성은 급전직하하게 되고 결국 조직이 와해된다. 따라서 갈 곳 없는 무능한 직원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는다.

좌익이 주장하는 가진 자 1퍼센트 대 못가진자 99퍼센트의 구도는 표면상으로는 맞다. 그러나 그 원인은 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착취가 아니다. 프라이스의 법칙은 모든 영역에서 발견된다. 예컨대 트위터 사용자의 2퍼센트가 전체 메시지의 60퍼센트를 생산한다. 올림픽 참가국의 20퍼센트가 전체 메달의 80퍼센트를 따간다. 사람들이 즐겨듣는 고전음악의 50퍼센트는 바흐, 베토벤, 브람스, 차이코프스키, 모차르트 다섯 작곡가의 작품이다. 그리고 이 다섯 작곡가의 작품들 가운데 사람들이 즐겨듣는 곡의 50퍼센트는 이들의 작품 가운데 겨우 5퍼센트를 차지한다.

역사 속에서도 이 법칙은 발견된다. 바로 대량 아사(餓死) 사건인 홀로모도르(Holomodor)다. 19세기 말 농노에서 해방되어 귀족들의 토지를 배분받은 러시아 자영농들 가운데 극소수가 매우 높은 생산성을 보이면서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러시아 전역에서 대부분의 식량을 생산하게 되었다. 스탈린은 집단농장을 구축하기 위해 성공적인 소수 부농을 반사회적 분자로 지목했다. 그리고 지식인 집단을 부농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보내 부농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적개심과 질투를 부추기고 부농들의 재산을 몰수하라고 선동했다. 부농과 그 가족들은 살해, 강간당하거나 엄동설한에 허허벌판인 시베리아로 유배되어 사망했고 식량 대부분을 생산하던 소수 부농이 숙청당하면서 식량부족으로 600만 명에 달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이 굶어죽었다.

1대 99의 구도를 부르짖으며 대기업들을 압박해 기부형태로 엄청난 돈을 지원받아온 좌익 시민단체 출신들이 이 정권의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요직들을 차지하고 삼성을 전방위로 공격하고 있다. 나도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에 분노한다. 그러나 그 이유는 좌익이 분노하는 이유와는 다르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20여 년 넘게 좌익 시민단체들에게 입막음용으로 엄청난 액수의 돈을 지원해왔다. 한 대기업은 정부를 상대로 “대관 업무”를 하는 부서의 직원 수십 명을 대부분 운동권 출신 좌익 성향의 인물들로 채우고 아예 좌익의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최근 청장년층을 대상으로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국제정세를 보는 안목을 길러주기 위해 강연 프로그램을 기획한 한 국제정치학자는 여러 기업들을 대상으로 재정적 지원을 호소했지만 단돈 5,000만원을 지원받지 못하고 번번이 문전박대를 당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정작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수호하고 대기업에 우호적인 시민단체에게는 인색하고 자신을 공격하는 대상에게는 공격용 무기와 실탄을 마련할 자금을 제공해왔으니 자업자득이다. 대기업들이 키운 괴물이 이제 그들을 잡아먹으려 혈안이 되어있다. 그러나 고것 쌤통이라고 고소해 할 여유가 우리에게는 없다.

이제 삼성을 비롯해 10대 대기업들이 고해성사 할 때가 됐다. 그동안 어느 시민단체에서 얼마를 요구했고 각 기업은 얼마나 기부했는지, 과거 정권에서는 얼마를 요구했고 기업은 얼마를 상납했는지 낱낱이 밝히기 바란다. 그리고 현 정권을 비롯해 앞으로 좌우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대통령은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을 청와대로 불러들여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재정적으로 지원하라며 삥 뜯기나 하는 후진적인 작태를 그만하고 대기업들이 기업 활동에 전념해 수익을 창출함으로써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도록 해달라고 전 국민을 상대로 호소하기 바란다. 나는 10대 기업이 누구에게 얼마를 줬는지 회계장부에 꼼꼼히 기록해두었다고 믿는다. 영리한 이들이니까.

삼성이 전방위적 공격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고 우리 기업이 아니라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이 정권의 황당한 요구에 순응하고 부역하면 안전하리라는 안이한 사고에 빠진 대기업에게 경고하건데, 삼성이 쓰러지면 그 다음 차례는 누가될지 잘 생각해야 한다. 삼성이 쓰러지면 삼성이 점유하던 시장을 차지하게 된다고 혹시라도 회심의 미소를 짓는 기업이 있다면 정신 똑바로 차리고 명심하기 바란다. 이 정권은 삼성 자체뿐만 아니라 삼성으로 상징되는 시장경제/자본주의를 공격하고 있다는 사실을.

교회를 장악하려는 나치에 저항하다 강제수용소에 수감된 신학자 마틴 니묄러(Martin Niemöller)는 나치가 처음에 사회주의자들을, 그 다음에는 노조원들을, 그 다음에는 유대인을 잡아갈 때까지 침묵했다가 정작 나치가 자신을 잡으러 왔을 때 아무도 자신을 위해 나서줄 사람이 없었다고 참회한다. 당신이 어떤 행동을 하든 그 행동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된다. 그러나 행동하지 않고 침묵한 데 대한 대가도 반드시 치르게 된다. 삶에서 대가를 치르지 않을 방법은 없다. 다만 어떤 대가를 치를지, 어떤 독약을 먹을지 선택할 여지만 있을 뿐이다.

침묵하고 자기검열하면 영혼이 타락하고 정신이 훼손된다. 믿는 대로 말하지 않으면 거짓말을 하는 비겁한 자가 되든가 자기가 한 거짓말이 사실이라고 믿게 된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가 한 거짓말이 사실이라고 믿는 쪽을 택한다. 자신이 거짓말하는 비겁한 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기보다 덜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자기 신념에 반하는 말을 하거나 침묵하면 품성이 초라해진다. 품성은 혼돈스러운 삶에서 당신을 지탱해주는 힘이다. 그러니 품성을 오염시키지 말라.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 모두가 자신의 품성을 훼손시킬 데까지 훼손시키면 끔찍한 결과가 초래된다. 그게 20세기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조작된 태블릿 PC로 거짓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엎질러진 물이니 그냥 묻고 가자는 사람들의 주장에 내가 동의하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조작된 증거로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을 영어(囹圄)의 몸으로 만드는 데 성공한 세력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지 않으면 당신이나 나 같은 힘없는 서민 하나 교도소에 처넣는 일쯤은 식은 죽 먹기 아니겠는가. 우익 진영의 활동가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있는 현실이 보이지 않는가 말이다. 법을 방패삼아 정의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정만큼 잔인한 것은 없다. 무너진 법치를 바로잡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

내가 내 신념이나 사실을 말하면 개인적으로 치러야 하는 대가는 너무 크고 사회의 변화에 기여하는 바는 너무 보잘것없다고 생각하고 몸을 사리는 사람들이 많다. 나부터 반성한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는 없다. 사실을 말하고 자신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맞서든 침묵하든 대가는 반드시 치르게 된다. 지금 사실을 말하고 원칙을 고수하다가 엄청난 대가를 치르는 소수를 보고 침묵하는 다수는 훗날 엄청나게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 원칙은 지키기 가장 힘들 때 지킬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

이 정부에서 나라 경제와 살림을 책임지는 요직을 차지한 시민단체 출신 관료들은 자신의 사유재산 증식에는 거의 신기(神技)에 가까운 솜씨를 발휘해왔다. 그런데 정작 경제 정책은 하나같이 나라 곳간을 거덜 내고 국민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정책만 추진하고 있다.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아니 알 듯 하다. 이 정권의 수뇌부(首腦部)에는 ‘브레인(Brain)’이 아니라 ‘문(Moon)’(‘Moon’은 ‘달’ 외에도 ‘엉덩이(ass)’라는 뜻이 있다)이 있기에 거기서 쏟아져 나오는 정책은 오물 투성이 인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나라 경제를 말아먹고 현재의 권력층을 제외한 전 국민을 골고루 가난하게 만드는 게 진짜 목적인지도 모르겠다.

당신에게 신앙이 있든 없든 당신의 가치체계 정점에 놓인 대상은 당신이 섬기는 신이나 다름없다. 이 정권의 신앙은 평등이다. 천국 대신 평등한 지상낙원을 팔면서 차이는 모두 억압과 차별과 착취에서 비롯된다는 망상에 빠져 그런 ‘부당한’ 차이를 바로잡겠다며 신(神) 행세를 하고 있다. 신을 믿는 이보다 스스로 신 행세를 하는 이가 훨씬 위험하다. 이 정부에서 경제정책을 주도하는 이들은 20세기를 통해 거듭 실패한 체제임이 판명된 사회주의에 여전히 집요하게 매달리는 사회주의면역결핍증(Socialism Immuno-Deficiency Syndrome, SIDS) 환자들이다.

사족(蛇足): “자본주의의 최악의 단점은 부유한 정도가 들쭉날쭉 하다는 점이다. 공산주의의 최고의 장점은 모두가 골고루 가난하다는 점이다(The worst thing about Capitalism is that everybody is unequally rich. The best thing about Communism is that everybody is equally poor).”

-윈스턴 처칠 경 (Sir Winston Churchill)-

홍지수 객원 칼럼니스트('트럼프를 당선시킨 PC의 정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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