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조국이야?' 김종민 "盧대통령 덕은 봤지만 정신은 계승하지 못해"
친노계 정치인인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를 맞아 야권을 향해 "노무현 덕은 보면서 노무현 정신은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다"며 자성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올린 '친노친문 정치 넘어서자'라는 제목의 글에서 스스로에 대해 "노무현과의 인연으로 정치에 뛰어들었고, 노무현 대통령 대변인했다고 국회의원 당선될 때 덕도 많이 봤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노무현 대통령 13주기를 맞는 올해는 마음이 심란하다. 지금 하고 있는 정치가 면목이 없기 때문"이라며 "노무현 문재인과 친하다는 건 흠이 아니다. 친노 친문 정치의 문제는, 노무현 문재인과 친하다는 것 말고 국민에게 내놓을 만한 게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지난 대통령 선거가 '역대급 비호감 선거', '승자없는 대선'이었다면서 "윤석열, 이재명 두 후보에게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민심은 정치에 뒤늦게 뛰어든 행정가 출신 두 사람을 선택했다. 그동안 정치를 주도해온 친노, 친문, 586정치는 예선 탈락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무슨 주장을 했는지, 무슨 가치와 비전을 내세웠는지, 무엇을 위해서 결단하고 노력했는지 선명한 게 없다"며 "그냥 노무현과 문재인과 가깝다, 대통령 만드는데 힘을 보탰다는 사실만 남아있다. 정치인들이 누구와 친하다는 것만으로 기록된다는 건 정치를 잘못한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노 대통령에게 정말로 미안한 것이 그 10년 동안 그가 남긴 숙제가 거의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해결은커녕 노무현만큼 간절하게 매달리지도 못했다"며 "정치하면서 친노라는 이름으로 노무현 덕은 보면서 '국민통합정치'라는 노무현 정신은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친노, 친문만으로 기억되는 정치 이제 그만하자"며 "지방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민주당 정치를 근본부터 돌아봐야 한다. 대선에서 지지 않았으면 가던 길 그냥 갔을 것이지만, 졌기 때문에 돌아보고 돌이킬 수 있다"고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