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천·이준순 후보, 단일화 기구 '보이콧' 선언...기구 통한 단일화 물건너가
좌파 진영은 5일 경선기구 통해 '조희연' 단일 후보로 선출
우파 진영은 최소 2명 출마 전망...시민들의 '전략적 선택'밖에 없나

왼쪽 위부터 곽일천, 두영택, 박선영, 최명복 후보

자유우파 진영의 단일후보 추대기구인 좋은교육감후보추대본부(교추본)-우리교육감추대시민연합(우리감) 공동위원회가 오는 11일 경선 투표 결과 선발된 단일 후보를 발표할 계획이지만, 기구를 통한 단일화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보 진전하는 것 같았던 자유우파 진영의 서울교육감 후보 단일화가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일부 후보와, 신뢰를 잃은 단일화 기구의 한계로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재선을 선언하고 좌파 진영의 단일후보로 선출된 조희연 현 서울교육감은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조 교육감은 큰 차이로 이성대 전 전교조 서울지부장을 꺾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파 진영의 분열로 패배의 쓴맛을 봤던 4년 전 선거를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우파 후보 단일화가 끝내 무산될 경우 반(反)전교조 성향의 서울시민들이 전략적으로 한 명의 후보를 택해 '사실상의 단일화 효과'가 나타나도록 하는 방법밖에 남아있지 않다.

8일 교추본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 후보 단일화를 위한 온‧오프라인 투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투표는 교추본 홈페이지(www.서울교추본.com)에서 할 수 있다. 우리감도 홈페이지(www.urigam.kr)에서 9일 오후3시부터 11일 오전9시까지 투표를 진행한다. 두 기구는 자체 득표결과를 합산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를 단일 후보로 결정할 예정이다.

대상 후보는 ▲곽일천 전 서울디지텍고 교장 ▲두영택 광주여대 교수 ▲박선영 동국대 교수 ▲최명복 전 서울시의회 교육의원 등 4명(성명 가나다 순)이다.

그러나 일부 교육 관련 단체의 지지를 받고 있는 곽일천 후보는 이미 공식적으로 단일화 기구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했다.

곽 후보는 “특정 후보를 세우기 위해 기득권 세력과 단일화 기구들이 조직적으로 함께 움직여왔다고 의심할 수 있는 불공정한 상황”이라며 “후보단일화를 위해 최종 제안을 한다”고 밝혔다. 이어 “후보 등록 마감일 이틀 전까지 반드시 단일화해야 하며, 그 방법으로 유력 후보 간 100% 여론조사까지 수용하겠다”고 제안했다.

박선영‧최명복 두 후보는 후보자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단일화 기구를 통해 경선하자는 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곽 후보는 후보자 간 합의만을 신뢰할 수 있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공동위에서 단일 후보를 확정하더라도 독자적으로 출마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여기에 단일화 기구 투표 명단에 이름도 올리지 않은 이준순 전 서울교원단체총연합회장까지 고려하면, 자유우파 진영에서는 2~3명의 후보가 최종 등록을 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준수 후보는 일찍이 단일화 기구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지난달 펜앤드마이크(PenN)가 개최한 ‘서울시 올바른 교육감 후보 토론회’ 불참을 통보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단일화 기구의 제안이나 제휴는 수용하지 않기로 작심했다. ‘마이웨이’를 가겠다”고 전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지난달 23일 교추본과 우리감으로 분열됐던 단일화 기구가 합의해 기대를 했는데, 헛된 기대였던 것 같다”며 “아무래도 4년 전 분열했던 선거를 되풀이할 것 같아 너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후보들은 각자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활발하게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단일화에 어려움을 겪는 다섯 후보들은 선거운동을 하면서만큼은 “내가 아니면 안 된다”고 입을 한 데 모았다.

곽일천 후보는 “지난 8년 동안 교육 현장을 지키며 교육의 정치 오염을 막아냈다. 지금까지 한 것을 봐달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두영택 후보는 “전교조와 정면에서 싸운 후보는 나밖에 없다. 조희연의 약점을 가장 잘 아는 후보는 두영택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준순 후보는 “교수출신 후보들과 달리 초중고 일선 교육현장 전문가는 저밖에 없다”고 주장했고, 최명복 후보는 “교장공모제 등 교육계의 적폐 청산을 하려면 제가 교육감이 되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선영 후보도 “이길 수 있는 후보, 좌파와 싸울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슬기 기자 s.l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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