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일대의 집회 대비 경비태세가 한층 강화됐다. 이날 오전부터 각종 반미단체 시위대와 이들을 통제하기 위한 경찰들로 용산 주요 장소들이 북적였다.

반미투쟁본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 기간 동안 투숙하는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 인근에서 전날 밤부터 철야대기를 했다. 이날 오전 대통령 집무실 앞으로 행진했고 도중에 "북침 핵전쟁 책동 바이든 방한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오전 11시쯤 대통령 집무실 맞은편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이 내건 현수막에는 "북침전쟁동맹분쇄! 호전광 윤석열무리 청산! 침략군 미군철거!"라는 구호가 적혔다. 

"한미 동맹은 불평등 노예 동맹이자 예속 동맹"이라며 성토를 이어간 이들은 '주한미군철거가' 제창으로 집회를 마무리했다.

시민단체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도 이날 오후 '한미정상회담에 즈음한 기자회견 및 평화행동'을 진행한다.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핵전쟁을 불러오고 중국과의 대결에 한국을 동원하려는 미국의 요구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는 주장을 할 예정이다.

전국민중행동과 참여연대 등도 이날 오후 전쟁기념관과 인근 삼각지역 일대에서 수백명 규모의 집회를 예고했다.

경찰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과 한미정상회담 찬반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릴 것에 대비해 대통령 집무실과 맞은편 전쟁기념관 일대의 경비를 강화했다. 진압 방패를 든 경찰이 빽빽하게 서서 삼엄한 경계 태세를 유지했다. 집무실 맞은편 전쟁기념관의 정문부터 동문까지 100여개의 울타리가 설치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동원된 경찰 부대는 총 125개, 총동원 인력은 1만명 이상이다. 용산 대통령실 일대는 물론 국립중앙박물관 인근과 그랜드 하얏트 호텔 부근 등에 총 89개 부대가 배치됐다. 

경찰 관계자는 "법원 결정으로 집무실 인근 집회가 가능해지면서 집회들이 몰리는 만큼, 집무실을 중심으로 경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 집회는 기존 규정상 금지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은 20일 오후 참여연대와 평통사의 집회 금지 집행정지 소송에서 나란히 일부 인용 판결을 내렸다. 

본격적인 반미집회는 한미정상회담 시작 시간부터 용산 소재 국립중앙박물관 만찬까지 본격 전개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하는 집회도 열린다. 재향군인회본부 서울시지회는 이날 오후 서울 동작구 현충원에서 500여명이 참여하는 '바이든 대통령 방한 환영 행사'를 진행하며 보수단체 신자유연대도 전날과 마찬가지로 하얏트호텔 인근에서 바이든 대통령 환영 집회를 연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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