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인준을 둘러싼 민주당의 복잡한 입장은?
한덕수 국무총리 인준을 둘러싼 민주당의 복잡한 입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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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증인 답변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증인 답변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20일 오후 4시 본회의를 열고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을 표결하기로 합의했다. 민주당은 본회의 표결 직전인 2시에 의원총회를 열어 한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안에 대한 당의 최종 의견을 논의할 예정이다.

강경파 강병원 의원은 ‘인준 반대’ 서한 보냈지만 당안팎 기류는 복잡해

국회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강병원 의원은 20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했다. 강 의원은 "한덕수 후보자에 대한 적격, 부적격 여부는 부적격 후보라는 데에는 당내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전날 ‘인준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자’며 의원들에게 편지를 보낸 것으로도 알려진다. 친문 강경파로 분류되는 강 의원의 이런 입장은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이나 6.1 지방선거에 출마한 당내 인사들과 배치되는 상황이어서, 민주당 의원총회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지방선거 출마자 외에 당내 원로들까지도 한 후보자에 대한 인준을 해줘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당내 강경파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당초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한 것에 반발해 한 후보자 인준을 부결시켜야 한다는 내부 여론도 바뀌고 있다. 강병원 의원의 표현대로라면 20% 정도가 ‘부적격이지만 인준해 주자’는 쪽으로 돌아선 상황이다. 그에 따라 당론으로 정해서는 안 되고, ‘자유투표’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는 실정이다.

① 민주당 지도부와 당내 주류의 생각은?...“한덕수는 한동훈 위해 버리는 카드라고 봐”

민주당 내부에서는 윤 대통령이 한동훈 법무장관을 임명하자 “협치를 포기했냐”는 반발과 함께 총리 인준을 부결시켜야 한다는 기류가 여전히 강하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18일 당회의에서 “(한동훈 장관 임명을 보면) 총리 인준은 당초 안중에 없었던 것 같다. 한덕수 후보자는 벌써 ‘소통령’으로 불리는 한동훈 장관 임명을 위해 버리는 카드였다는 소문이 무성하더니, 결국 사실로 입증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원들 분위기가 한동훈 장관 임명 이후 윤석열 정부의 일방 독선에 상당히 격앙돼 있다”며 “지금 분위기로서는 부적격 의견이 현저히 높은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어 “’지방선거를 앞두고 역풍이라는 프레임, 발목 잡기라는 프레임에 민주당이 어쩔 수 없이 협조해주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면서도 “국민 여론도 살피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② 이재명 위원장과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생각은?...“6.1 지방선거 앞두고 발목잡기 인상 줘선 곤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은 19일 CBS라디오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에 대해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 첫 출발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사진=CBS유튜브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은 19일 CBS라디오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에 대해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 첫 출발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사진=CBS유튜브 캡처]

민주당 내부에서 한 후보자에 대한 전관예우 문제 등을 들어 일찌감치 '부적격' 결론을 내린 가운데, 19일부터 지방선거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되면서 점차 기류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원칙대로 부결시켜야 한다는 기류가 우세하지만,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목잡기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특히 6.1 지방선거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재명 위원장은 19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총리 후보자 인준과 관련해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 첫 출발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조금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부적격하다"면서도 "지금은 대통령이 첫 출발을 하며 새 진용을 준비하는 단계"라고 했다.

자신의 정치적 명운을 걸고 대선 패배 이후 즉각 복귀한 이 위원장 입장에서는 한 후보자 인준안 부결이 지방선거과 보궐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방선거에 후보로 출마한 당내 중진들도 이 위원장의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는 “총리 인준은 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광재 강원도지사 후보도 “국무총리 임명 동의에 대한 국민여론조사를 보면 여전히 반대가 높다”면서도 “`일하게 하고, 견제하라. 균형감 있게 하라` 그게 국민의 마음이자 민심”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지방선거가 코앞이기 때문에 부결 시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며 “당론이 아닌 자유표결로 가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③ 당 안팎의 의견은? ...“기싸움 말고 협치해야”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지난 18일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한덕수 후보자는 인준을 해 주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사진=CBS 유튜브 캡처]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지난 18일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한덕수 후보자는 인준을 해 주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사진=CBS 유튜브 캡처]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18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과는 별개로 한덕수 후보자는 인준을 해 주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문 전 “(한 후보자에) 많은 문제가 있지만, 현재는 위기이자 도전의 시기”라며 “(윤석열 정부의) 첫 총리의장은 인준 문제를 너무 정략적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대철 상임고문도 한 후보자 인준을 해줘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상임고문은 “167석을 가진 민주당이 협치해야 한다”며 “협치라는 것은 양손바닥 같아서 야당이 협조를 안 해주면 정치가 망하는 길로 간다”고 했다. 정 고문은 윤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야당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것을 언급하며 “노력하는 모습 아니냐”고 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한동훈 장관을 임명하고 정 후보자를 철회하지 않은 건 문제다. 그래도 해줄 건 해줘야 한다. 그런 뒤에 또 할 말은 해가면서 가야 국민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야 모두 인준안 통과를 기조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민주당 입장에선 줄곧 반대의견을 제기하다가 입장을 갑자기 선회할 만한 명분이 없기 때문에 표면적으로 반대입장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라고 봤다.

연이어 신 교수는 "뭔가 명분만 주어진다면 충분히 통과 가능하다고 본다"며 "통과시키지 않으면 민주당을 향한 여론도 나빠지고, 지방선거운동이 시작된 마당에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총괄선대본부장도 18일 기자간담회에서 한 후보자를 거칠게 비판하면서도 “(인준을) 해줄 거냐, 말 거냐는 고민을 할 정도로 (민주당은) 선의를 가지고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당내 20% 정도의 인준 찬성론자와 친명계 의원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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