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NBC 방송이 코로나19 확산 위기의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가 시험 발사나 핵실험을 늦출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NBC는 18일(현지시간) "무기 시험은 많은 사람이 모이기 때문에 바이러스 전파를 늦추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감염이 진정될 때까지 추가 발사를 연기할 수도 있다"며 크리스토퍼 그린 '국제위기그룹' 한반도 수석 컨설턴트의 발언을 전했다.

그린은 코로나 사태가 북한에 '블랙 스완'(black swan, 가능성은 낮지만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을 미치는 사건)이 될 수 있다면서 "북한의 코로나 사태는 김정은의 통치를 위협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위험을 제공한다"고 했다. 코로나 확산이 김 위원장의 통치에 위험 요소라는 진단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 일본 순방 시점에 ICBM 시험 발사 또는 핵실험을 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코로나19 유행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린은 "사실상 평양에서 억눌린 좌절감이 상당하고, 만약 그들이 그런 상황에 대해 분노하거나 좌절한다면 김정은에게 항상 위험이 된다"고 부연했다.

NBC는 "전염성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는 김정은의 대유행 전략에 큰 도전이 될 수 있지만, (대응) 진로를 변경하는 것은 무결한 것으로 묘사돼온 김정은에겐 난처한 것일 수 있다"며 "북한은 검사 능력이 부족하고, (감염이 아니라) 발열이라고 부르기에 감염 범위를 알기 어렵다"고 했다. '코로나 제로'를 표방하며 외부 지원을 거부하던 김정은이 지금에서야 대응 전략을 바꾸는 건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또 북한이 김정은의 이미지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제 피해를 축소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도미니크 프레이저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연구원은 북한의 지난달 25일 조선인민혁명군(항일 빨치산) 창설 90주년 열병식에 대해 "슈퍼 전파 행사가 된 것 같다"며 "열병식 이후 참가했던 전국 각지의 군인들이 집으로 돌아갔고, 발열 증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김정은이 전국적 봉쇄를 명령했지만, 농업과 기타 경제 활동에 대해 다양한 예외를 두고 있다"면서 "5∼6월은 북한의 주식인 쌀농사를 시작하기 가장 좋은 달이며, 북한은 악화하는 식량 부족에 대한 위험 감수를 원치 않는다"고 했다.

NBC는 북한이 바이든 대통령의 순방 기간을 기해 ICBM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하면 미국의 대북 지원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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