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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주최 측 제공

광주 5.18 바로 전날 광주에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은 광주에서 북한 인권 세미나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한변은 17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문화전당로 서은빌딩에서 '북한 인권 개선' 세미나를 개최했다. 북한 꽃제비 출신으로 탈북민 1호 변호사가 된 이영현 변호사(법무법인 세창)는 발제문에서 "42년 전 광주에서 '민주화 운동'의 불길이 타올랐던 것처럼, 북한에서도 민주주의 쟁취를 위한 시민운동이 일어날 수 있도록 전세계의 자유민주주의 국가와 시민들의 적극적인 도움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영현 변호사는 "북한은 정권수립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시민운동이나 민주항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며 "북한 주민들은 정치범 수용소와 공개처형 등 폭력적인 정치체제 안에서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 등에 대한 인식이나 의식을 갖는 것은 사실상 어렵고, 나아가 주민들 서로가 감시하고 통제하는 체계가 조직적으로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시민들의 저항운동은 거의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편적인 역사의 흐름을 살펴볼 때 시기의 문제는 있을 수 있으나 결국 북한도 민주주의가 정착하리라 확신하며, 통일 이후를 고려하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시인 이길원의 시집 '감옥의 문은 밖에서만 열 수 있다'를 인용해 "북한은 사실상 거대한 감옥이고, 감옥의 견고한 문을 여는 열쇠는 자유민주주의 시민들인 우리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서 두려움과 공포 속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어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 변호사는 함경남도 함흥 출신이다. 그는 1997년 탈북, 중국에서 5년 간 불법체류자로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2002년 한국에 입국해 20살의 늦은 나이에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법조인이 되기 위해 법과대학에 입학원서를 제출, 탈북민 특별전형으로 합격했다. 로스쿨 졸업 후 네번째 시험까지 불합격했다. 2019년 4월 26일 다섯번째 시험에 합격해 탈북민 최초의 대한민국 변호사가 됐다.

북한 양강도 검사 출신의 탈북민 김은덕 씨도 이날 세미나에 참석해 북한 인권 실상을 증언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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