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이 제안한 돼지갈비 회동, 민주당이 무산시킨 진짜 이유는?
윤 대통령이 제안한 돼지갈비 회동, 민주당이 무산시킨 진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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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야당에 제안했던 16일 여야 지도부 ‘돼지갈비 만찬회동’을 야당이 뿌리치면서, 여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한덕수 총리 후보자 인준안을 비롯한 장관 청문회와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등을 놓고 야당과의 허심탄회한 대화를 기대했던 대통령의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취임 후 첫 시정연설을 마친 뒤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취임 후 첫 시정연설을 마친 뒤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보여준 속좁은 계산과 핑계는 ‘민주당 지도부가 여전히 강성 지지층의 눈치를 본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대통령실과 민주당 지도부의 입장 차가 확연해, 진실 공방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허심탄회한 대화의 자리 마련하려 했지만, 민주당은 강성 지지층 의식한 ‘속좁은 계산’에 몰두?

당초 윤 대통령은 16일 국회 시정연설을 끝낸 뒤 여야 3당 지도부와의 만찬을 위해 물밑 추진을 주문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국회의사당 내 ‘사랑재’ 만찬이 논의되었지만, 윤 대통령은 ‘서민적인 김치찌개와 돼지갈비 만찬’을 제안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지난 13일 저녁 불참을 통보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를 만들려고 했는데, 민주당이 이러저러한 핑계를 대면서 ‘다음 기회에 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답을 안 주니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문이 열려 있고 언제든 연락을 주면 만나고 싶고 만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입장과 달리, 민주당은 만찬 회동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유감을 표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박홍근 원내대표가 16일 중요 일정이 있어서 다른 날로 날짜를 조율 중이었는데 일방적으로 언론에 ‘민주당이 거절했다’고 공개했다”며 “그렇게 언론플레이를 하면 상대를 어떻게 믿고 대화하느냐”고 비판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속사정은 그렇게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민주당이 거절할 수밖에 없었던 3가지 사정을 살펴본다.

① 박홍근 원내대표의 16일 개인 일정이 진짜 무산 이유?

당초 윤 대통령이 제안한 돼지갈비 만찬회동이 무산된 데 대해, 일부 언론은 박홍근 원내대표가 해당 날짜에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보도가 나오자, 여론은 “대통령이 취임 초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은 이례적인 일인데, 민주당 원내대표가 개인적인 일정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하는 것은 잘못됐다”라는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첫 국회 시정연설을 앞두고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첫 국회 시정연설을 앞두고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욱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보다 더 중요한 일정이 어디 있냐며, 박 원내대표에 대해서 “참석하기 싫어서 핑계를 대는 것”이라는 비난까지 나왔다. 이런 여론이 불거지자,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3일 오후, "우리가 일방적으로, 우리 사정에 의한 불참 통보를 한 게 아니다"라며 "(날짜를) 조율 중인 게 나간 거고 (일정) 조율을 새롭게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요구가 새롭게 오면 그 상황에 따라서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박 원내대표가 16일 저녁에 어떤 일정이 있는지, 체크를 해봐야 한다’며 ‘만약 일정이 없거나 대통령과의 회담보다 더 중요한 일정이 아니라면,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② 애당초 응할 생각 없었던 민주당, 말 바꾸기에 집중?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15일 “대통령께서 퇴근 시간에 편안한 복장으로 김치찌개에 돼지갈비를 놓고 소주 한잔 하자고 제안했는데 민주당이 이를 피하자 굉장히 아쉬워한다”면서 “야당(민주당)에 대한 실망도 많이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입장에서는 정국이 경색 국면으로 가는 것을 풀기 위해 야당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했던 것”이라며 “그런 기회들을 야당이 걷어차는 바람에 정국은 더 경색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이런 입장이 나오기 전날인 14일, 연합뉴스는 야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내주 회동은 없고, 일정이 다시 논의되고 있지도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13일 오영환 원내대변인이 ‘날짜를 조율 중이고 일정 조율을 새롭게 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해명과는 달라진 입장이 확인된다.

회동이 무산되자 대통령실과 민주당 측은 회동 무산에 대한 책임을 놓고, 진실 공방을 벌였다. 언론 보도를 통해 “이진복 대통령 정무수석이 박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시도했지만 답이 없었다”는 내용이 나오자,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화를 받은 적이 없다”며 대통령실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대통령실은 “박 원내대표가 요즘 전화 폭탄 때문에 전화를 안 받는가 싶어서 비서실에도 연락을 했다”고 다시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5월 초부터 야당 측에 시정연설 이후 만찬회동을 갖자고 제안했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과 민주당의 확연히 다른 입장에 진실 공방이 가열됐다.

민주당측이 당초 일정을 조율한다고 했다가 다시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말바꾸기’에 불과하다.

윤 대통령은 여야 3당 지도부와의 16일 만찬 회동이 무산된 데 대해 아쉬움을 표하며, 다음을 기약하자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회동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고 있는 입장이다. 16일 만찬이 이뤄지지않더라도 ‘다음을 기약하자’는 대통령의 입장도 있는 만큼, ‘회동 무산’으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③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려는 6.1 지방선거 전략?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윤 대통령과 여야 3당 지도부의 ‘16일 만찬회동’에 대해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혔다. 보여주기식 회동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이 대변인은 “국민께 ‘3불(불량, 불통, 불도저) 인사 참사’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나 사과도 없고, 여야협치를 위한 기초적인 신뢰조차 무너뜨리는 이런 상황에서 협치를 위한 회동이 제대로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난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외빈 초청만찬에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외빈 초청만찬에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정을 조율한다고 했던 오영환 대변인의 입장과는 완전히 달라진 강경기조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이 투표율이 낮은 6.1 지방선거에서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 열성 지지층의 결집을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통령 취임식 만찬에 참석해서 김건희 여사와의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강성 지지층의 구설에 올랐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통령과의 만남에 협조해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도 있지만,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당 지도부가 또다시 대통령을 만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에 부담이 많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만찬회동을 제안한 이유에 대해서 모를 리 없는 민주당의 지도부로서는 고민이 컸을 것이다. 식사정치를 통해 야당과의 협치를 이끌어내려는 윤 대통령의 행보에 야당이 들러리를 설 우려가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돼지갈비로 대변되는 윤 대통령의 서민적인 이미지에 야당이 끌려가는 것처럼 보일까, 강성 지지층의 눈치를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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