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가상화폐인 루나와 테라가 99%가량 대폭락하면서 가상화폐 시장이 뒤흔들리고 있다.

CNBC방송은 12일(현지시간) 전체 가상화폐 시가총액에서 하루 만에 2천억달러(약 258조원) 이상이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루나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99% 폭락한 1센트까지 추락했고, 1달러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는 20센트선까지 폭락했다.

가상화폐 '대장' 격인 비트코인은 지난 2020년 12월 이후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2만6천달러 선이 무너졌으며, 시총 기준 2위 가상화폐인 이더리움도 2천 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가상화폐 시장이 2년 만에 최악의 침체를 겪는 것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 전환과 일부 스테이블코인의 디커플링 사태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급격한 금리인상 신호에 투자자들이 주식과 가상화폐 등 위험자산에서 발을 빼고, UST 시세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자매 코인인 루나가 급락하고, 다시 두 코인의 가격이 추가 하락하는 '죽음의 소용돌이' 현상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UST는 1달러 아래로 내려가면 루나 공급량을 늘리고, 1달러보다 높아지면 루나 공급량을 줄이는 등 루나를 이용해 UST 유동성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UST 가격이 하락하면 투자자는 테라폼랩스에 UST를 예치하고 그 대신 1달러 가치 루나를 받는 차익 거래로 최대 20% 이익을 얻도록 했다. 이렇게 하면 UST 가격 하락 시 UST 유통량을 줄여 가격을 다시 올림으로써 그 가치를 1달러에 맞출 수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신뢰로만 유지되는 이 메커니즘이 최근 붕괴된 것이다. 

WSJ은 "UST와 루나 모델은 이 가상화폐를 지원하는 사람들의 집단적 의지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비판을 받아왔다"고 꼬집었다.

블룸버그 통신도 "가상화폐 몽상"이라고 비판하며 "UST가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세계에서 애정의 대상이었으나 죽음의 소용돌이로 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USD(UST)를 발행하는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는 12일(현지시간) 두 코인의 폭락 사태에 거래를 일시 중단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테라폼랩스가 루나와 테라 폭락 사태에 블록체인 시스템 가동을 중단해 거래를 일시 정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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