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대규모 反中 시위 당시 시위 관련 자금 관리한 혐의
11일 천르쥔 추기경 등 네 사람 체포했다가 오후 늦게 석방
美, "홍콩 당국은 활동가들 표적으로 삼지 말라" 비판 성명

1
천르쥔(陳日君·90) 추기경(왼쪽).(사진=로이터)

홍콩 당국이 천르쥔(陳日君·90) 추기경 등 네 사람을 체포했다. ‘국가안전유지법’(통칭 ‘홍콩 보안법’)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홍콩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범죄인인도조례 제정’이 계기가 돼 홍콩에서 번진 홍콩 시민들의 대대적 반중(反中) 시위를 지원하는 기금의 운영에 관계한 네 사람을 11일 체포했다. 이날 체포된 이들 가운데에는 천 추기경이 포함돼 세간에 충격을 줬다.

홍콩 경찰은 이밖에도 이들이 외국 세력과의 결탁을 기도하는 등 ‘홍콩 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이들 네 사람은 이날 오후 늦게 보석으로 모두 석방됐으나, 현지 경찰은 계속해 수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은 중국을 비판하고 나섰다.

카린 장-피에르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표현의 자유는 사회의 번영과 안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면서 “중국과 홍콩 당국은 홍콩의 활동가들을 표적으로 하는 것을 멈추고, 이제까지 부당하게 구속하거나 기소한 사람들을 즉각 석방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1932년생인 천 추기경은 1961년 탁덕품을 받고 천주교 신부가 됐으며, 1996년 주교가 됐다. 이후 베네딕토 16세 교황에 의해 2006년 추기경에 서임됐다.

천 추기경은 지난 2009년 은퇴했으나, 현재까지 천주교 내 보수 운동을 주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