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 도중 지역순회 일정을 소화하며 "전두환 대통령이 정치를 잘했다. 왜 그러느냐? (전문가들에게) 맡겼기 때문"이라고 발언해 전두환 옹호 논란으로 번진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배울 점이 있다는 얘기"라며 물러서지 않았고 새 정부 1기 내각 인선에서 국무총리부터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이르기까지 모조리 정통 경제 관료들로만 채웠다. 

윤 대통령은 1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5층 국무회의장에서 첫 수석비서관 회의를 열고 "경제가 굉장히 어렵다"며 "제일 문제가 물가이고, 어려운 경제상황이 정권 교체한다고 잠시 쉬어주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각종 지표를 면밀하게 챙겨 물가상승의 원인과 원인에 따른 억제대책을 계속 고민해야 한다"며 "에너지 가격이라든가 다 올라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산업경쟁력에도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각 수석비서관 업무가 법적으로 갈라져 있는 게 아님을 강조하며 "구두 밑창이 닳도록 하는게 중요하다. 이 방 저 방 다니며 다른 분야 업무하는 사람들하고 끊임없이, 그야말로 정말 구두 밑창이 닳아야 한다. 그래야 일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새 정부의 첫 추경 편성과 관련해 "코로나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신속한 보상지원이 안 되면 이분들이 복지수급 대상자로 전락할 위험이 굉장히 높다"며 "그 자체가 향후 국가재정에 부담이 되기에 빨리 재정을 당겨서 가능한 한 빨리 조기 집행해서 이분들이 회생할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19일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찾아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며 "왜 (정치를 잘했다고) 그러느냐? 맡겼기 때문이다. 이 분은 군에 있으면서 조직 관리를 해봤기 때문에 맡긴 것이다. 그 당시 정치했던 사람들이 그러더라. '국회는 잘 아는 너희가 하라'며 웬만한 거 다 넘겼다고. 당시 '3저 현상'이 있었다고 했지만 그렇게 맡겼기 때문에 잘 돌아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실제로 국정은 그런 거다. 경제전문가가 경제를 다 모른다"며 "금융·예산 등 다 그 분야의 최고 고수들을 내세워야 국민에게 제대로 도움을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되면 지역과 출신 등을 따지지 않고 최고 인재를 뽑아 적재적소에 배치한 뒤 시스템 관리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민주당을 비롯한 여권 진영 전체가 들고 일어났고 대선 경선 경쟁자들이었던 홍준표, 유승민 후보들이 일제히 맹비난을 했지만 윤 대통령은 "(전두환) 그분이 집권 7년 동안 잘못한 것 많고 정치를 전반적으로 다 잘했다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권한의 위임이라는 측면에서 배울 점이 있다는 게 그 후 대통령들이나 전문가들이 다 하는 얘기이며 호남분들 중에도 있다"고 맞섰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 김대기 비서실장, 최상목 경제수석 이하 비서관들 모두 정통 경제 관료 출신들로 채웠다. 다른 분야 비서관들도 각 부처 국장급 현직 관료들로 인선을 마쳤다. 

윤 대통령이 전두환 정부가 테크노크라트들을 대거 중용해 경제 중흥을 이끈 점을 지난해 호평한 바와 마찬가지로 향후 국정운영을 해나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그리고 그 첫번째 과제 역시 '물가 안정'으로 전두환 정부에서의 김재익 경제수석이 인플레이션을 잡았던 전례가 다시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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