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낙마로 자신에게 거취 관련 압박이 집중되는 상황에서도 자진사퇴는 없다는 뜻을 밝혔다.

정 후보자는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각종 의혹 제기로 여론이 악화된 데 대해 "안타깝고 송구스럽다"고 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의힘에서도 자진 사퇴하라는 것을 아느냐'고 묻자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답했다.

고 의원이 자녀 의대 편입학과 병역 관련 특혜 의혹 등에도 물러나지 않는 이유를 물었고 정 후보자는 "그렇게 제기된 의혹들에도 불구하고 도덕적·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제가 생각해서 그렇다"라고 답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거론하며 정 후보자에게 "언제 자진사퇴할 계획인가"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정 후보자는 "저에게 씌워진 여러 의혹들을 밝히기 위해 이 자리까지 온 것 같다"며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63건이나 되는 의혹들을 세세히 밝혔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이 '국민 여론과 의료계 반응을 보며 사퇴해야겠다고 생각한 적 없느냐', '40년 지기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지지율을 까먹고 있다' 등의 성토를 이어감에도 정 후보자는 "국민께 심려를 끼쳐서 정말 거짓 없이 안타깝고 송구하다", "40년지기는 아니다"라며 즉답했다.

국민의힘에서도 정 후보자를 적극 엄호하지 않았다.

강기윤 의원은 "법적인 문제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후보자들의 자녀 두 분이 왜 경북대의대에 편입했을까. 굉장히 잘못됐다"며 "국민 정서상 그런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라는 국민들의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미애 의원도 "위법행위나 적극적인 위조는 없어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오늘날 20대가 경험하는 불평등은 이전과 질적으로 다르다"고 했다.

정 후보자는 "오얏나무 밑에서도 갓끈 고쳐쓰지 말라는 속담이 있는데 그 내용을 가슴 깊이 느끼게 된다"며 "아버지가 근무하는 학교에 자녀들이 들어오지 못한다는 사회적 규범에 대한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고민스럽다"고 토로했다.

앞서 민주당 의원들은 인사청문회 질의 시작 전부터 자료제출 관련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정 후보자가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며 각종 의혹 관련 자료들을 열거했다. 그러자 정 후보자는 "저에게 868건의 자료가 요구됐고 782건, 즉 90% 넘게 자료를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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