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ID 요구' 美 대신 한국당 비난 형식으로 핵폐기 부정 의혹

북한 정권의 선전매체가 4.27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는 순간에도 국내 야권의 '북핵 폐기' 요구에 대해 "북남대결과 조선반도의 긴장격화를 꿈꾸는 더러운 속내"라고 비난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7일 선전매체 '조선의오늘'은 '자유한국당은 왜 지랄발광하는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 "최근 남조선의 보수패당이 우리가 역사적인 당 중앙위원회 4월 전원회의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의 위대한 승리'를 긍지 높이 선언하고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를 취한데 대해 별의별 악담질을 늘어놓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조선의오늘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패거리들은 '추가 핵실험 중단 발표는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핵실험 중단이 아닌 핵폐기 발표를 했어야 한다', '대북압박은 계속돼야 한다'고 비린청을 돋구어대며 반(反)공화국 대결을 고취해 나섰다"고 비방했다.

그러면서 "특히 자유한국당 대표 홍준표'놈'은 '북의 이번 발표는 2008년 영변 냉각탑 폭파쇼를 연상케 한다'고 줴치다 못해 '남북회담은 칼을 숨긴 강도와 협상하라는 것'이라는 극악한 망발까지 내뱉았다"고 겨냥 비난했다.

이 매체는 "민족적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에로의 흐름을 불신과 대결의 과거로 되돌려세워보려는 역사의 반동들의 '단말마적 발악'외에 아무것도 아니다"며 "한핏줄을 나눈 동족을 향해 '칼 든 강도'라고 고아대는 홍준표놈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패거리들이야말로 동족대결에 미쳐도 더럽게 미친 개무리들"이라고 욕설을 늘어놨다.

회담 이후에도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의오늘은 이달 1일 '대결광신자들의 반통일적광란'이라는 논평을 나란히 내 "홍준표패당이 (4.27 남북정상회담을 두고) '위장평화극'이니, '핵폐기'니 하고 입에 게거품을 물고 고아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같은날 조선중앙통신도 홍준표 한국당 대표를 겨냥해 "'핵폐기 없는 남북협상은 이적행위'라고 하면서 북남사이에 합의를 이룩한다 해도 절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떠벌이며 돌아치고 있다"고 험담을 퍼부었다.

이달 3일 또다른 선전매체 여명 '변할 수 없는 대결병자들의 히스테리적 망동', 우리민족끼리 '더러운 흉심은 어디에도 통할 수 없다' 논평은 물론 5일 노동신문과 조선의오늘이 함께 게재한 '시대의 밖으로 밀려난 오물들의 단말마적 발악'이라는 제목의 논평에도 한국당발(發) 북핵 폐기 주장에 대해 극렬하게 비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북한 매체들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프로그램 해체(CVID)'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미국의 방침에 대해서는 직접 비난하지 않고 있지만, 한국당을 비난하는 형식으로 '핵 폐기'를 거부하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합의한 '판문점선언'에 명시된 '완전한 비핵화' 용어가 핵 폐기가 아닌 다른 의도를 내포했다는 의혹을 북한 정권 스스로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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