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김경수 무죄" "자주통일" 주장...한국당 "야당에 대한 테러"
홍준표·김문수 페이스북 통해 폭행사건 강력 규탄...한국당 릴레이 단식 선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연합뉴스 제공)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이던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5일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에게 폭행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오후 2시40분쯤 화장실로 향하던 김 원내대표의 턱을 신원을 알 수 없는 A씨(31)가 가격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김 원내대표는 계단에 쓰러져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이송됐고, A씨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폭행을 가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현장 목격자들에 따르면 팔에 붕대를 감고 있던 A씨가 갑자기 붕대를 풀고 김 원내대표에게 달려들었고 폭행 후 한국당 당직자들에게 제지당하는 과정에서 A씨가 "우리 한반도 자주통일을 해보자. (판문점 선언)국회 비준을 해달라는데 그렇게 어려우냐"며 "김경수 의원은 무죄라 하지 않느냐"고 소리를 질렀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폭행한 A씨.
(자유한국당 제공)

스스로 자유한국당 지지자고 부산에서 왔다고 밝힌 A씨에 대해 현장의 목격자들은 사투리를 쓰지 않았고 '자주통일'과 '드루킹 게이트'에 연루된 김경수 의원을 두둔하는 등 한국당 지지자로 보기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당 관계자에 따르면 A씨는 '직업이 없다', 나는 연애 한 번 못해 본 XX', '어머니도 때린 적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국당은 "김 의원은 응급실에서 현재 치료를 받고 있고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병원 치료 중인 김 원내대표를 찾아 1시간 넘게 면담한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 안에서 노숙 단식 투쟁 중인 야당 원내대표도 테러를 당하는 세상"이라며 "드루킹 사건을 은폐 조작하는데 정권 보위세력들이 총동원되었다는 것을 여실히 본다"고 말했다.

또 홍 대표는 "보나 마나 배후 없는 우발적 사고라고 발표하겠지요"라며 "정치한 지 24년이 되었지만 이런 후안무치한 정권은 처음 본다"고 덧붙였다.

한국당은 이번 사건을 '야당에 대한 정치 테러'로 규정하고 초강경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날 오후 9시 긴급 의원총회를 개최해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소속 의원들은 동조 릴레이 단식을 하기로 했다.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경찰은 범인의 배후와 범죄 동기에 대해 엄중하게 수사해 사건의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달라"고 말했다. 김문수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떤 경우에도 폭행은 안된다"며 "국회에서 원내대표가 단식 중에 폭행 당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라고 말하며 경찰의 철저한 조사와 범인에 대한 엄벌을 요구했다.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면서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던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에게 턱을 가격당해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지난 4일에는 김 원내대표에게 피자가 배달되는 등 단식 농성을 방해하는 일이 있기도 했다. 한국당은 배달시킨 적이 없는 피자가 온 것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당시 사건에 대해 "소금을 담은 병을 우유라고 주장하고 피자가 배달되고 비난 문자 수천개가 오는 등 단식 농성을 방해하는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당원인 김동원 씨(필명 드루킹)가 조직적으로 댓글을 조작했고 민주당 김경수 의원과도 연결돼 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과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를 하지 않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며 지난 3일부터 '김경수-김동원 게이트'의 특검을 요구하는 단식 농성을 국회 본청 앞에서 벌여왔다. 

윤희성 기자 unilflow84@pennmike.com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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