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만 39세의 나이로 프랑스 최연소 대통령으로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이겨 연임에 성공했다. 20년 만에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이라는 수식어까지 점하게 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와의 5년만의 리턴 매치에서 또다시 승리했다. 프랑스 주요 여론조사기관들은 이날 오후 8시 각 후보의 득표율 추정치를 마크롱 대통령 57∼58%, 르펜 후보 41∼42%로 집계, 발표했다.

결선 투표 결과 마크롱 대통령은 58.55%, 르펜 후보는 41.45%를 얻었다. 프랑스 역대 최연소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웠던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에서 20년 만에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이 된 순간이다.

이날 오후 9시 30분 아내 브리지트 여사와 함께 샹드마르스 광장을 찾은 마크롱 대통령은 연설에서 "여러분들이 나의 사상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극우의 사상을 막기 위해 나에게 투표했다는 것을 안다"며 감사 인사를 했다. 

또 르펜 후보를 뽑은 유권자들을 향해 "이제는 한 진영의 후보가 아니라 만인의 대통령으로서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르펜 후보는 2012년, 2017년에 이어 이번 세 번째 대선 도전에서도 실패했다. 패배를 인정한 르펜 후보는 "희망이 보인다"고 지지자들을 달래면서 "소수가 권력을 장악하지 않도록 에너지와 인내, 애정을 갖고 프랑스와 프랑스 국민에게 했던 약속을 계속 지켜나가겠다"고 했다.

이번 결선 투표율은 72%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는 1969년 68.9% 이후 53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2016년 '전진하는공화국'(LREM)을 창당했고 이듬해 첫 선출직 도전이기도 한 대선에서 바로 대권을 거머쥐었다. 같은해 6월 치러진 총선에서 하원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극좌도 극우도 아닌 제3지대의 중도우파 세력 결성으로 프랑스 정치지형을 뒤흔들었다. 전 세계는 정치 신인으로 단번에 대선과 총선에서 모두 압승을 거둔 마크롱 대통령을 우파 공화당(LR)과 좌파 사회당(PS)이 쇠락하는 모멘텀을 만든 인물로 높이 평가해 왔다.

5년 전만 해도 르펜 후보를 32%포인트 격차로 따돌렸던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선 득표율 격차가 절반으로 줄었다. 유류세 인상, 기업규제 혁파, 연금제도 개혁 추진, 2020년 초엽 코로나19 대유행 등이 국민 일부를 돌아서게 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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