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삼 칼럼] ‘평화’라 쓰고 ‘자멸(自滅)’로 읽는다
[김용삼 칼럼] ‘평화’라 쓰고 ‘자멸(自滅)’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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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8.05.06 10:54:42
  • 최종수정 2018.05.0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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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삼 객원 칼럼니스트

외교가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일반 사회 언어와 동일하지만, 함축된 의미는 크게 다르다. 양국 간 외교 협상이 진행 중일 때 언론은 “양측이 만나 활발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라고 보도한다. 이 표현의 진짜 의미는 주먹으로 책상을 치고 고함을 지르거나, 서로 상대방의 멱살을 잡고 싸웠다는 뜻이다. 외교 교섭에서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는 표현은 서로 말싸움만 하다가 아무런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사용되는 관용구다.

문재인-김정은의 회담을 두고 ‘남북 정상회담’이니 ‘판문점 선언’이니 말들이 많다. 자유민주공화국의 대통령과 세습 독재군주의 회담을 ‘정상회담’이라고 쓰는 것이 맞는 표현인지? 필자의 우둔한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더욱 의아한 것은 회담 이후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당장이라도 평화시대가 활짝 열린 것처럼 난리를 치고 있다. 그런데 ‘평화’도 외교 차원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된다. 국력이 탄탄하고 군사력이 막강한 국가가 ‘평화’를 말하면, 그것은 “너희들 까불면 죽어. 그러니 잔말 말고 내 말 들어” 라는 뜻이 된다. 반면에 강대국에 둘러싸인 약소국이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고 하면, “우린 힘이 없으니 잡아먹어도 할 수 없다” 라고 해석된다.

지난 4월 27일 발표된 소위 ‘판문점 선언’에서 문-김은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단다.

평화협정의 종착역은?

곧이어 문정인 외교안보 특보의 입에서 해괴한 발언이 튀어나왔다. “한반도에서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주둔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란다. 문정인은 대학 강단에서 정치외교학을 수 십 년 강의한 교수 출신이니 외교 용어가 함축하고 있는 의미를 누구보다 잘 이해할 것이다. 문정인의 이날 외교적 발언을 일반 용어로 치환하면 대략 이런 의미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김정은과 평화협정 체결하여 우리민족끼리 낮은 단계의 연방제로 교류 협력하다가 통일을 이루어 오순도순 잘 살려 하니 주한미군은 남한에서 빨리 나가줘!”

판문점에서 문-김 두 사람의 이상한 회담에 이어, ‘남북 평화협정’이란 주제어가 봇물 터지듯 유행하고 있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늘 선의(善意)로 포장되어 있듯이, 한 나라의 운명을 해치는 중대사도 늘 그럴 듯한 용어로 분칠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나라가 공산화 일보직전 상황으로 내몰린 것을 보며 잠 못 이루는 애국지사들께서는 ‘남북 평화협정’ 하면 1973년 1월 27일 파리에서 체결된 베트남 평화협정(Paris Peace Accords)이 자동 연상될 것이다. ‘평화’라는 그럴 듯한 용어가 마구 남발된 이 협정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모험이었는지는 2년 후 월남 패망으로 리얼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당국자들은 현란한 외교 용어를 동원하여 이리저리 말을 돌리고 있지만, 이제는 삼척동자도 알 건 다 안다. 평화협정은 곧 주한미군 철수로 귀결된다는 사실을. 평화협정을 믿고 미군이 철수하면 이 땅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인가. 1970년대 초 월남 패망, 공산통일의 사례는 그 추이와 결말을 선명하게 보여준 바 있지 않은가.

필자는 통일의 상대인 북한이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고, 천부적인 인권을 보장하며, 인류공영에 이바지하고, 국민 개개인의 국리민복을 위하는 존재집단이라면 오늘이라도 당장 통일 찬성운동에 나설 용의가 있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가 함께 통일을 이루겠다는 김정은 정권의 본질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김정은 정권 보위의 뼈대를 이루는 것이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원칙’이다.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이 1974년, 아버지 김일성의 생일을 기념하여 제정한 것인데, 북한에서는 헌법보다 상위에 있는 초헌법적 원칙이다. 북한에서 태어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려서부터 이 원칙을 암기해야 하며, 그것을 모든 학교와 직장과 가정에서 지키고 실천하고 학습해야 한다.

이것을 게을리 하거나 사소한 위반이라도 했다간 곧바로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간다. 북한 정치범수용소 수감자의 80~90%가 10대원칙을 위배하여 들어온 사람들이라고 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원칙이기도 하다. 이 원칙의 서문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되어 있다.

“모든 당원들과 근로자들은 경애하는 수령님을 영원히 높이 모시고 수령님께 끝까지 충성 다하며 전당과 온 사회를 위대한 김일성 동지의 혁명사상으로 일색화하는 역사적 위업을 빛나게 수행해 나가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당의 유일사상체계확립의 10대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사회주의․공산주의 집단과 통일은 가능한가?

자, 그럼 10대원칙의 내용을 좀 자세히 들여다본다. 2013년에 개정된 10대원칙의 제1조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명문화하고 있다.

“온 사회를 김일성-김정일주의화 하기 위하여 몸바쳐 투쟁하여야 한다.”

그 아래 1조 2항의 내용이 우리를 섬뜩하게 한다. “주체사상의 기치, 자주의 기치를 높이 들고 조국통일과 혁명의 전국적 승리를 위하여, 주체혁명위업의 완성을 위하여 적극 투쟁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이런 존재들과 통일을 한다는 것은 “온 사회를 김일성-김정일주의화”하겠다는 뜻이다. 이 외교 용어를 일반 용어로 바꾸면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남한에서 실현한다는 뜻이 된다. 이 경우 대한민국의 국체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포기해야 통일이 가능하다. 북한이 양보를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다. 꿈 깨시기 바란다. 공산주의가 언제 양보하는 것을 본 적 있는가? 그들은 남의 것을 빼앗아야만 생존이 가능한 마적 깡패 조폭 집단이다.

2조는 더 웃긴다. “김일성과 김정일을 우리 당과 인민의 영원한 수령으로, 주체의 태양으로 높이 받들어 모셔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청와대를 장악한 주사파 세력들은 학창 시절부터 이 조항에 의거하여 위수김동(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 친지김동(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동지)를 외치고,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에게 감사하듯 김일성, 김정일을 떠받들며 살아 왔다. 북한과 통일이 이루어지면 그들이 평생에 걸쳐 투쟁으로 이룩하려 했던 세상이 남한 땅에서 실현되는 셈이다.

제4조, “김일성과 김정일의 혁명사상과 그 구현인 당의 노선과 정책으로 철저히 무장하여야 한다”에 이르면 말문이 막힌다. 제4조 1항에 “김일성-김정일주의를 자기의 뼈와 살로, 확고부동한 신념으로 만들어야” 하며, 2항은 “김일성의 교시와 김정일의 말씀, 당의 노선과 정책을 사업과 생활의 지침으로, 신조로 삼으며 그것을 자로 하여 모든 것을 재어보고 언제 어디서나 그 요구대로 사고하고 행동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생을 이런 식으로 살고 싶은 사람들은 빨리 북한과 통일운동을 벌이시기 바란다.

이번에는 북한헌법 서문(우리의 전문에 해당)을 들여다 본다. 헌법 전문은 보통 헌법 제정의 역사적 과정, 목적, 헌법 제정권자, 헌법의 지도 이념이나 원리 등을 규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북한 헌법 서문이 말하는 진실

반면에 북한 헌법 서문은 김일성, 김정일 찬양 문구로 도배질 되어 있다. 일부 내용을 소개하면 “위대한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는 민족의 태양이시며 조국통일의 구성이다” “사상리론과 령도예술의 천재이시고 백전백승의 강철의 령장이시였으며 위대한 혁명가, 정치가이시고 위대한 인간이시였다”라는 내용도 들어가 있다.

북한 헌법 서문에는 “우리 조국을 불패의 정치사상강국, 핵보유국, 무적의 군사강국으로 전변시키시였으며” 라고 핵보유국이 명문화 되어 있다. 따라서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려면 헌법부터 뜯어고쳐야 순서가 맞는다. 그런데 아직 북한이 헌법을 개정했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으니, 그들이 핵을 포기한다는 것은 헌법 위반 아닌가? 그런데 어떻게 핵을 포기하겠다는 것인가?

이제 헌법 각론으로 들어가본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①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고 있다. 북한 헌법 제1조는 주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국가의 권력은 어디에서 나오는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조선왕조의 부활인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세습 봉건왕조이니 천하의 모든 권력이 세습 왕에 귀결되는 것은 당연지사 아닌가.

그들 헌법 제1조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전체 조선 인민의 리익을 대표하는 자주적인 사회주의국가”이며, 제18조는 “국가는 사회주의 법률제도를 완비하고 사회주의 법무생활을 강화한다”고 되어 있다.

공산독재 전체주의, 김일성과 김정일을 신보다 더 우위에 올려놓은 우상화 체제, 사회주의 계획경제. 이것이 북한이고, 김정은이 통치하는 반역 집단의 실체다. 이런 미치광이 집단과, 개인의 창의와 자유를 보장하는 것을 국시로 삼은 대한민국이 “이념과 체제는 따지지 말고” 통일을 해야 한다고 발광들을 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을 이끌고 있는 촛불집단의 특징은 고도의 외교적 용어를 사용하여 자신들의 본심을 위장하는 데 능수능란하다. 왜 위장을 하는가? 자신들의 본심을 숨기기 위해서다. 그래서 그들은 ‘평화’라고 쓰고 ‘자멸(自滅)’로 해석하는 일들을 지속적으로 반복하고 있다.

‘개, 돼지’들도 생존본능이 우리보다 우월하다

나라를 통째로 김일성 왕조에 넘기려는 사람들은 이제 백주에 중인환시리에 대놓고 떠들며 ‘통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가보안법은 무력화된 지 이미 오래고, 공안기관은 초토화 시켰고, 언론은 모두 포섭 완료하여 거리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 나라 유권자들은 자기들이 곧 죽을 목숨이 된 사실조차 모르고 희희낙락하며 남북 평화협정 운운하는 집단을 열렬 지지한다. ‘개, 돼지’들도 생존본능이 우리보다는 더 우월다. 그들은 자기를 죽이려 들면 반항이라도 하지 않는가.

촛불시위와 태극기 시위로 맞섰던 지난 1년 탄핵정국의 핵심 본질은 대한민국이 월남식 공산 통일이냐, 아니면 서독식 흡수 통일이냐를 결판내기 위해 한반도에서 자유민주주의 세력과 전체주의 세력 간에 벌어진 아마겟돈 전쟁이었다. 이 전쟁에서 촛불세력이 승리하여 집권세력이 되었다.

촛불세력이 이제 김정은과 야합하여 남북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여세를 몰아 전격적으로 연방제 통일을 선언할 경우 다음과 같은 악몽의 시나리오가 현실화 될 것이다.

첫째, 대한민국 국민과 지도자, 기업인들이 70여 년 허리띠 졸라매고 졸린 눈 비벼가며 서독의 탄광에서, 열사의 사막에서, 극한의 오지에서 피와 땀과 눈물로 쌓아올린 세계 10위권의 국부(國富)를 비롯하여 국민들의 전 재산을 북한 공산당에게 빼앗길 것이다. 이는 6·25 때 남침하여 남한을 점령했던 인민군과 공산당의 행태를 통해, 그리고 김일성의 다음과 같은 교시를 통해 증명된다.

“남조선이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룩했다고 해서 부러워하거나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우리가 만반의 전쟁 준비를 갖추고 있다가 일단 유사시 남조선을 해방하고 조국을 통일하게 되면 남조선의 발전된 경제가 다 우리 것이 된다.”

둘째, 수많은 국민들이 월급의 일부를 아끼고 모아서 저축한 은행예금과 적금, 채권, 4대 연금, 각종 보험과 펀드 등 모든 복지 혜택이 증발되어 미래가 없는 암담한 삶이 전개될 것이다.

셋째, 전 국민이 각자의 분야에서 갈고 닦은 전문가로서의 경험이나 노하우, 직업이나 직위, 직책, 자격증, 면허증 등 모든 것이 연기처럼 사라지게 될 것이다.

넷째, 천부적 인권으로서의 신앙의 자유, 언론·출판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표현의 자유, 정치적 자유 등 모든 기본권이 철폐되어 지옥이나 다름없는 ‘빅 브라더’의 통제사회로 전환될 것이다.

다섯째, 공산화 된 후 자본주의의 묵은 때를 벗겨낸다는 명목으로 월남은 전 국민의 4분의 1, 캄보디아는 전 국민의 3분의 1을 아무 이유 없이 참혹하게 살해했다. 한국의 경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어야 공산통치의 정당성이 가능해질 것인지는 북한의 전체주의 2대 세습 왕 김정일의 발언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김정일은 통일된 후 한반도에 존재할 나라는 공산주의 국가이며, 순수한 공산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호언장담 했다.

“나는 남한 점령군 사령관으로 가겠다. 1,000만 명은 이민 갈 것이고 2,000만 명은 숙청될 것이며, 남는 2,000만과 북한 2,000만으로 공산주의 국가를 건설하면 될 것이다.”

여기서 김정일이 말하는 ‘이민’이라는 용어에 주의하시기 바란다. 그들이 말하는 ‘이민’은 지극히 심오한 외교 용어다. 일반 언어로 풀이하면 수많은 반동분자를 배에 태워 바다 한가운데 빠뜨려 죽인다는 뜻이니 오해 없길 바란다.

독자 여러분께서는 이런 부류의 인간들과 통일을 하여 같은 세상에서 살고 싶으신 의향이 있으신지 여쭙고 싶다. 이런 통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당장 6․13 지방선거에서 김정은 집단과 통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후보들에게 표를 주지 않으면 된다.

김용삼 객원 칼럼니스트(박정희기념재단 기획실장/전 월간조선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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