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성추행 의혹으로 국회에 의원직 사직서를 낸지 54일 만에 사퇴를 철회했다.

민 의원은 4일 입장문을 통해 “당과 유권자의 뜻에 따라 사직을 철회하고 의정활동에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어제 지역구민들이 6,539분의 뜻을 모아 의원직 사퇴 철회를 촉구했다”며 “'국회의원을 선출하고, 심판하거나 그만두게 하는 것은 유권자의 몫이다. 넘어지거나 무너졌을 때 다시 일으켜 세우는 책임도 유권자들에게 있다'는 말씀을 무겁게 받아 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도 사직의사를 철회하라는 권고가 있었다. 당과 유권자의 뜻에 따라 사직을 철회하고 의정활동에 헌신하겠다”고 했다.

민 의원은 또 “두 달 치 세비는 전액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3월 10일 한 여성 사업가가 인터넷 언론에 10년 전 노래주점에서 민 의원이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주장하자 “사실관계가 다른 부분이 있다”면서도 “일단 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했다. 곧이어 그달 12일 국회에 사직서를 내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도 중도 포기했다.

민 의원의 거취는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선출과 원 구성 협상을 앞둔 시점에 민주당의 원내 제1당 사수와 무관치 않은 문제였다.

지방선거에 나선 양승조 박남춘 김경수 의원 등 3명의 사직 안건이 오는 14일까지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되지 못하면 이들의 지역구인 경남 김해을, 충남 천안병, 인천 남동구갑 재보궐 선거도 내년 4월까지 미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자유한국당(116석)과 의석수 격차가 크게 좁혀질 것을 우려한 민주당(121석) 입장에서는 민 의원의 사퇴 철회로 어느 때보다 소중한 1석을 지킬 수 있게 된 셈이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쇼였다”며 “민병두 의원의 의원직 사퇴 철회에는 약속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겠다는 집권여당의 오만함이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백장미 쇼에 이어 국회의원 사퇴쇼까지 민주당은 진정한 쇼당”이라며 “민병두 의원은 ‘일단 피하고 보라’는 추문을 피해가는 국회의원의 비겁한 행동요령을 새롭게 선보였다”고 했다. 한국당은 또 “국민을 기만한 민병두 의원의 국회의원직 사퇴번복은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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