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와 전직 관료들은 3일(현지시간) 미국의 입장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따르면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완전한(complete) 비핵화’와 ‘영구적인(permanent) 비핵화’ 사이에 차이가 있느냐는 질문에 “CVID가 미국의 정책이며 또한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정책”이라고 대답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 2일(현지시간) 취임 선서식에서 북핵 문제 해결 원칙으로 이른바 ‘CVID’ 대신 ‘PVID’라는 새로운 표현을 사용해 주목을 끌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북한 비핵화 기준이 강화된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분석이 나왔다.

노어트 대변인은 “북한과의 협상에 어떻게 접근할 지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정책은 매우 잘 알려져 있고 여러 차례 설명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 압박 캠페인이 없었다면 미국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 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어트 대변인은 “북한문제와 관련해 엄청난 진전을 보고 있으며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과 마주 앉아 대화를 하는 상황에 오게 됐다”며 “미국은 북한이 한 약속들을 고대한다. 북한이 한 약속은 (CVID와) 똑같은 비핵화”라고 했다.

미국 전문가들도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PVID 발언에 대해 CVID와 동일한 용어이며 북핵 해법에 있어 큰 변화는 없다고 지적했다.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3일 VOA에 “PVID는 전혀 새로운 의미가 아니고 단순히 다른 용어가 사용됐을 뿐”이라며 “CVID에 이미 영구적인 비핵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도 폼페이오 신임 장관의 이번 발언에 큰 무게를 두지 않았다고 VOA는 밝혔다. ‘영구적’(permanent)이란 단어는 CVID에 포함된 ‘돌이킬 수 없는’(irreversible)과 거의 비슷한 뜻이며 대북 정책의 변화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조셉 디트라이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 역시 ‘PVID’와 ‘CVID’가 같은 의미라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비핵화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어야 할 뿐 아니라 영구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전직 관리들은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폼페이오 장관의 취임사에 대량살상무기(WMD)가 영구적 폐기 대상으로 포함된 데 주목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이 화학무기금지조약(CWC)에 가입하지 않을 것을 염두에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좀 더 강력하고 광범위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VOA에 “북한이 핵무기뿐만 아니라 생화학 무기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고 (미국은) 이를 용인할 수 없다는 점을 상기시킨 것은 전적으로 옳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 정부의 비핵화 정책에 모든 대량살상무기를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북한과의 협상 시간 단계에서 핵심 사안은 당연히 핵 문제가 되겠지만 상황이 진전될수록 더 많은 의제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북한의 궁극적 목적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인 만큼 생화학무기, 사이버공격 같은 다른 불법활동과 인권 등도 대화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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