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국회정상화 협상서 與 우원식 '판문점선언 국회비준' 조건 내걸자
우원식 "일방 단식으로 마지막 정상화 노력 걷어차" 비난 기자회견
바른미래당 김동철도 "靑·與·김경수 떳떳하면 4일까지 특검 받으라" 압박
한국당 홍준표 대표, 단식 투쟁 개시한 김성태에 위로 방문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3일 오후부터 더불어민주당원의 포털 댓글조작 사건, 일명 '드루킹 게이트'에 관한 정부·여당의 특검 수용을 촉구하며 단식에 들어갔다. 드루킹 특검 촉구를 위한 한국당의 국회 본관 앞 천막농성장 인근에 자리를 잡았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일 오후부터 더불어민주당원의 포털 댓글조작 사건, 일명 '드루킹 게이트'에 관한 정부·여당의 특검 수용을 촉구하며 단식에 들어갔다. 드루킹 특검 촉구를 위한 한국당의 국회 본관 앞 천막농성장 인근에 자리를 잡았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원의 포털 댓글조작 사건, 일명 '드루킹 게이트'에 관한 정부·여당의 특검 수용을 촉구하며 단식에 들어갔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조건 없는 특검 관철을 놓고 야당을 대표해 무기한 노숙 단식투쟁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드루킹 특검 촉구를 위한 국회 본관 앞 한국당 천막농성장 인근에서 이날 오후부터 단식투쟁을 개시했다.

그는 "더 이상 민주당의 몽니와 뭉개기를 방치할 수 없다"며 "대한민국 헌정 70년사에서 (이처럼) 국회가 제 할 일을 하지 못하고 문재인 정권의 출장소 정도로 여겨지고 있는 헌정 유린 상태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5월 민생 국회를 위해 한국당은 최선을 다하겠다"며 "민주당이 요구하는 국민투표법과 추경 그리고 방송법 등 모든 안건을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댓글여론조작의 전모를, 민주주의파괴의 음모를 특검을 통해 반드시 밝혀내겠다"며 "이 시간부로 무기한 단식노숙투쟁에 돌입한다"고 알렸다.

김 원내대표는 앞서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와 이날 오전 비공개 조찬 회동을 갖고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우원식 원내대표는 드루킹 특검 수용 조건으로 한국당에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에 응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당은 오후 중 의원총회를 열고 민주당의 '빅딜' 제안에 관한 의견을 수렴한 끝에 판문점 선언과 드루킹 특검은 별개의 문제라고 결론냈다.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여부는 적어도 미·북 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본 뒤 내야한다는 데 중지를 모았다.

김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어제와 오늘 우 원내대표와 다각적인 채널을 통해 5월 국회 정상화를 위한 많은 시도가 있었다"며 "민주당이 국회 정상화 조건으로 비준동의안을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공언했다.

이와 함께 단식투쟁 개시를 선언한 그는 "(단식의) 시한을 박지 않겠다"며, "제1야당으로서 저희들이 앞으로 야권공조를 (이뤄) 나갈 것"이라고 밝혀 야권 내 사전 공감대 없이 투쟁에 나섰음을 시사했다. 민주당과의 추가 협상 여부에는 "전 언제든지, 100% 소홀하지 않겠다"고 밝혀뒀다.

민주당 우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는 같은날 오후 국회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으로 단식투쟁에 들어간 것은 협상파트너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며 "비공개 회동 내용에 대해서 언론에 일방적으로 알린 것은 유감스럽다"고 했다.

우 원내대표는 "제가 특검을 수용한 게 아니"라면서 "아침에 한 이야기를 검토하고 얘기해야하는데 서로 논의하지 않고 일방 단식투쟁하는 것은 협상파트너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전부(全部) 아니면 전무(全無) 식으로 국회를 극단적인 정쟁장으로 몰아간다"고 김 원내대표를 비난했다.

그는 나아가 김 원내대표의 단식 투쟁을 "국회 정상화 포기선언"이라고 비약하며 "제 임기 내 국회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노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걷어참으로써 수포로 돌아갔다"고 책임을 떠넘겼다.

뿐만 아니라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겨냥해 "지난주 협의를 지속하는 과정에서 특검 대신 특수본(특별수사본부)를 제안한 바 있다"면서 "중재안을 거부한 한국당을 두고 우리 당을 연일 비판하면서 한국당 주장에 편승해 다시 특검을 요구한다, 내일까지 받아들이지 않으면 특단의 조치를 한다고 적반하장"이라고 비난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당 의총에서 "민주당이 즉시 '드루킹 사건' 특검을 수용해 국회를 정상화하고 시급한 민생 현안을 처리하라"며 "자기들이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추경)도 이렇게 방치하는 여당은 처음 봤다. 이게 집권 야당이지 어떻게 여당인가"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드루킹 사건에 관해 "경찰이 김경수 민주당 의원 소환을 발표하면서 '참고인 신분'이라고 친절히 부연설명했다"며 "명백한 범죄 혐의자를 휴대전화 압수수색, 계좌추적도 없이 권력 실세라서 해명할 기회를 주는 '짜고 치는 판'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특검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청와대와 민주당, 김경수 의원 모두 떳떳하고 당당하면 왜 특검 수용을 못 하나"라며 "민주당과 한국당은 내일(4일)까지 국회 정상화와 특검 수용에 대해 응답하라. 민주당이 이를 거부하면 현 국면을 비상시국으로 규정하고 특단의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남겼다.

한편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김 원내대표의 단식 투쟁 개시 소식을 전달받고 이날 저녁 국회 앞 농성장을 찾았다. 홍준표 대표는 특유의 화법으로 "나도 단식해야겠다. 나는 어릴적에 하도 굶어서…단식해도 된다"고 위로와 동조의 말을 건넨 뒤 김 원내대표와 비공개 대화를 나눴다.

홍 대표는 김 원내대표를 만난 뒤 페이스북을 통해 "남북 위장평화쇼로 모든 것을 덮겠다는 저들의 계략을 국민들이 속아 넘어 갈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민심이 보여 줄 것으로 확신한다"며 "나라의 진실을 밝히려는 김 원내대표의 충정에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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