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안보 우려…수주내 발표”
미 국방부, 미군기지서 화웨이·ZTE 제품 판매금지

미국이 경제·무역 협상단을 중국에 파견한 3일 중국 기업들의 통신장비 판매를 억제하기 위한 행정명령 발동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기업들의 미국 내 통신장비 판매를 억제하기 위한 행정명령 발동을 검토하고 있으며, 수주 내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정부와 거래하는 미국 기업들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중국 업체의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겠다는 의미다. 행정명령이 제정되면 중국의 대표적인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화웨이(華爲)와 ZTE(中興通訊)가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했다.

화웨이는 세계 최대 무선장비 제공업체이자 3대 스마트폰 제조업체이다. ZTE는 중국의 대표적인 통신장비업체로 미국 내에서 스마트폰 판매 4위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이들 중국 업체의 휴대전화나 통신장비에 대해 해킹 또는 스파이 행위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WSJ은 이날 별도 기사에서 미 국방부가 미국 내는 물론 전 세계 미군기지에서 중국 화웨이와 ZTE가 제조한 휴대전화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이들 업체의 기기를 사용할 경우 장병들은 물론 기지의 위치가 추적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최근 화웨이와 ZTE에 대해 잇따른 견제조치를 내놨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대북 및 대 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ZTE에 대해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를 못 하도록 제재했다. 미 법무부도 화웨이(華爲)에 대해 대 이란제재를 위반했는지 조사중이라고 WSJ이 최근 전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6개 정보기관 수장들은 지난 2월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해킹 가능성 등을 우려하며 화웨이와 ZTE 제품을 사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톰 코튼(아칸소)과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등 공화당 소속 두 상원의원은 화웨이나 ZTE의 통신장비를 구매하거나 임차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미 상원에 발의했다.

미국 1, 2위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과 AT&T, 미국 최대 가전제품 소매업체인 베스트바이 등은 화웨이와 제휴계획을 잇따라 포기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달 17일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외국 기업을 대상으로 연방 보조금 지원을 차단하는 방안을 가결했다. 안보를 위협하는 것으로 지목된 기업으로부터 통신장비를 구매하는 미국 기업들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한 조치로 사실상 미국에서 통신장비를 판매하는 중국 기업들을 표적으로 한 것으로 로이터 통신은 분석한 바 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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