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의료비 지출 증가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7 한국 의료 질 보고서'에 따르면 2005∼2015년 우리나라의 연평균 경상의료비 증가율은 6.8%로, OECD 회원국 평균(2.1%)의 3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의료비는 국민의료비 가운데 자본형성(병원설립, 의료장비 등 의료자원에 투자되는 부문)을 제외한 것으로, 국가 간 의료비 지출 수준을 비교하는 데 활용된다.

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연평균 경상의료비 증가율은 2.6%였고, 독일(2.3%), 스위스(2.0%), 캐나다(1.7%), 프랑스(1.1%) 등 주요 선진국의 증가율도 한국보다 훨씬 낮았다.

우리나라는 1인당 의료비 증가속도도 매우 빠른 편이다. 2005∼2016년 한국의 1인당 경상의료비 증가율은 연평균 7.6%로, 영국(4.2%), 미국(3.0%), 캐나다(2.3%), 일본(3.4%)과 큰 차이가 났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한국의 경상의료비는 1990년 7조3천억원에서 2016년 125조2천억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의료비 비율은 2013년 6.9%(OECD 평균 8.9%)에서 2016년 7.7%(OECD 평균 9.0%)로 급증해 OECD와의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보고서는 "의료의 질과 접근도는 향상 추세이나 정부의 비용 통제력이 나빠 장기적으로 한국 의료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특히 노인 의료비 지출의 효율성이 과거보다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향후 다가올 비용 압박에 대응하려면 시스템 혁신과 성과 관리가 요구된다"면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은 의료서비스 제공 과정을 체계화해 의료의 질은 높이고 비용은 감소시키는 '가치 기반 의료시스템'을 기반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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