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웅 기자

대한민국의 2018년 4월 30일 새벽은 1938년 11월 유리 파편으로 독일의 밤거리를 잔인하게 반짝였던 '수정의 밤, 크리스탈나흐트(Kristallnacht)'였다.

1938년 11월 7일 한 유대인 소년은 자신의 가족들을 비롯해 1만 2000여 명에 달하는 폴란드계 유대인이 독일에서 폴란드로 강제 이송되자 독일 외교관 에르스트 폼 라트를 총격했다. 사건이 발생한 뒤 히틀러를 대신해 요제프 괴벨스가 "자연발생적으로 표출되는 분노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자 나치 단체의 회원들은 각종 무기를 들고 유대인을 공격하기에 나섰다.

3만 명 이상의 독일계 유대인이 강제수용소로 보내졌으며, 수많은 사람이 죽고 부상을 입었다. 7000여 개의 상점, 29 개의 백화점, 수많은 개인 주택이 부서지고 약탈당했다. 나치들의 공격으로 유대인 상점의 유리창 파편들이 반짝거리며 거리를 가득 메웠고 그렇게 해서 불린 사건이 바로 '수정의 밤, 크리스탈나흐트(Kristallnacht)'다.

부서진 유대인의 상점 앞에는 유리 파편이 무섭게 펼쳐져 있었지만 당시 그 앞을 지나가는 행인들은 아무렇지 않게 지나갔다. 도움을 주는 사람은 물론, 누구하나 그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 나치의 1938년이 2018년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다. 대한민국을 위해 한 국민이 북한에 대항했다는 이유로, 이 정부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바른 소리를 했다는 이유로 테러를 당한 것이다. 피해자는 뮤지컬 ‘요덕스토리’를 제작한 탈북감독 정성산 NK문화재단 이사장이다.

정성산 이사장은 탈북 이후, 자신의 아버지가 북한에서 공개처형을 당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영화를 만들어 북한의 실상을 알리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노무현 정권에서 '요덕스토리'는 방해를 받고 뮤지컬로 바꿔야만 했다. 정 이사장은 북한 인권을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누구보다 친북좌파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았고 간첩과 종북들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자 앞장섰다.

그런 정 이사장이 극좌세력으로 추정되는 괴한들에게 살해 위협을 받고 위험에 떨고 있다. 그의 가게는 나치에 의해 부서진 상점들처럼 영업이 불가능할 정도로 피해를 받았다.

지금 대한민국이 그렇다. 누군가의 가게 문에 노란 스프레이로 리본이 떡하니 그려져 있어도, 누군가가 살해위협을 받고 있어도 누구도 문제 삼지 않고 알리지 않는다.

이 나라 꼴을 보면 이미 정당성을 가진 노란리본에 오히려 테러를 당한 가게 주인을 욕하는 사람이 더 많을 지도 모른다. 1938년의 독일처럼.

우리는 나치에 의해 부서진 상점 앞을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지나가는 행인이 돼서는 안된다. 지금 이러한 실상을 우리라도 알리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수사는 커녕 더한 극좌세력들의 테러가 이어질 것이다.

정성산 이사장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유우파를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잔인하고 부당한 그들의 민낯을 알리고 목소리를 내야한다. 이번 극좌세력의 테러는 한 사람을 향한 테러가 아니라 침묵하는 우리 모두를 겨냥한 테러임을 명심해야 한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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