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NBC 방송 "켈리, 트럼프 '바보'라며 자신을 '구원자'로 묘사"
"2월 올림픽前 주한미군 철수 등 놓고 언쟁…켈리가 트럼프 단념시켜"
백악관 대변인들은 "트럼프 주한미군 철수 거론 들은 적 없다"
켈리 실장, 성명 내 "불화설 모두 헛소리…트럼프 주변 중상모략 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존 켈리 미 백악관 비서실장이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이전 주한미군에 전원 철수 명령을 내리려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단념시켰다는 이야기가 1일 나왔다. 켈리 비서실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을 충동적이며 멍청하다고 폄하했다는 등 불화설에 휩싸인 인물이다.

미 NBC방송과 비즈니스인사이더(BI) 등은 지난달 30일(미국 현지시간) 복수의 백악관 전·현직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 고려 소식은 켈리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반목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나왔다. 

NBC방송은 이날 여러 백악관 전·현직 관리의 말을 인용해 켈리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바보(idiot)'라고 부르며, 자신에 대해 미국을 재앙에서 구하는 '구원자'로 묘사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또 켈리 실장이 자기가 아니었다면 3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당했을 수도 있다는 발언도 했다고 전했다. 

두명의 관리에 따르면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전에는 두 사람이 심한 언쟁을 벌였는데, 이 때 켈리 비서실장이 강하고 성공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전원 철수 명령을 내리는 것을 단념하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한국과 무역 불균형 문제를 언급하며 주한미군 철수를 협상 카드로 삼는 방안을 언급하자 이를 켈리 실장이 적극 막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백악관 대변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의 전원 철수를 진지하게 얘기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올림픽 이후이긴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중순 한 정치 모금 만찬 행사에서 "우리는 한국과 무역에서 적자가 엄청 많은데 우리는 그들을 지켜준다. 무역에서도 돈을 잃고 군사에서도 돈을 잃는다"며 "우리는 남북 분계선에 3만2000명 병력을 두고 있다.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무역협상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하겠다고 협박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으나,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를 시사한 것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BI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를 제안했더라도 미국과 한국 의회에서 모두 거부됐을 것이라며 주한미군은 역사적으로 적대 국가인 북한에 대한 억지력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켈리 비서실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설을 "모두 헛소리"라고 일축한 뒤 "나는 누구보다 대통령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우리는 엄청나게 솔직하고 굳건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나는 대통령과 그의 어젠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친한 사람들을 중상모략하고 이 행정부의 성공에 재를 뿌리려는 참으로 한심한 시도"라고 반박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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