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구청장 후보 전략공천 결정에 탈락한 성백진 예비후보 난동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30일 6·13 지방선거 서울 중랑구청장 후보로 류경기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전략공천한 가운데 공천 탈락자가 추미애 대표실 앞에서 흉기를 들고 자해를 시도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11시 국회 민주당 대표실 앞에 파란색 당 점퍼를 입은 성백진 전 서울 중랑구청장 예비후보가 성난 표정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각 대표실에선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추미애 대표 등 민주당 관계자들에게 남북정상회담 성과를 보고하고 있었다. 

성 전 예비후보는 이날 오전 민주당 최고위에서 중랑구청장 후보로 류경기 전 행정부시장을 전략공천하자 대표실을 항의 방문했다. 성 전 예비후보는 "중랑구를 뭘로 보길래 경선도 없이 전략 공천을 하느냐"며 "오늘 추미애 대표를 만나 담판을 짓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성 전 예비후보가 대표실 앞에서 소란을 피우자 당직자들이 국회 사무처에 신고를 해 방호원들이 현장에 출동했다. 

조명균 장관의 보고가 끝난 뒤 오후 12시10분쯤 추 대표가 대표실 밖으로 나올 때, 성 전 예비후보는 갑자기 주머니에 있던 커터칼을 꺼내 자해를 시도하며 "23년 동안 당에 헌신한 나는 뭐냐. 류 전 부시장이 뭘 했다고 전략 공천을 해주나. 경선을 시켜달라"고 소리쳤다. 

성 전 예비후보는 흉기를 꺼낸 순간 국회 방호원들에게 제압돼 자해에 실패했다. 다만 그는 "칼 두개 갖고 왔다. 또 하나 있다"며 계속 소동을 벌였고, 이 사이 추 대표는 국회 본관 밖으로 피신했다.

민주당은 성 전 예비후보에 대해 사법조치는 취하지 않기로 했다. 당 관계자는 "성 전 예비후보가 방호원에게 미리 칼을 소지하고 있다고 말을 한 뒤 꺼냈기 때문에 자해 소동이라고 말하기엔 과장된 면이 있고 해프닝 정도였다"고 말했다. 성 전 예비후보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자해를 위해 흉기를 꺼냈을 뿐 추 대표 등 다른 이들에게 위해를 가할 의도는 없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뿐 아니라 기초단체장 후보도 전략공천할 수 있도록 당규를 바꾸면서, 곳곳에서 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탈락한 후보들의 반발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전략공천에 밀린 김태균 서울 중구청장 예비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에 "가장 공정해야 할 공천심사가 역대 최악의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졌다"고 비난했다. 

한편 국가 주요시설인 국회 본관에 외부인이 흉기를 소지한 채 들어온 건 보안행정에 '구멍'이 난 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본관은 내·외부 관계자를 막론하고 내부를 출입하려면 소지품 보안 검색을 거쳐야 하지만, 성 전 예비후보는 커터 칼을 소지한 채로 본관에 들어오면서도 검색대 통과 시 제지를 받지 않았다. 국회 관계자들 사이에선 "검색대가 제 역할을 못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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