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에게 경제적 풍요를 가져다준 체제로 통일이 이루어져야
그 어떤 민족도 서로 다른 체제 하에 공존한 국가는 없어
회고록 통해 ‘월남 공산통일’에 희열을 느꼈다는 文 대통령
자유는 절대 공짜로 주어지지 않는다

현진권 객원 칼럼니스트
현진권 객원 칼럼니스트

한국인이라면 어렸을 때부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노래를 즐겨 부른다. 우리에게 소원은 통일이고, 꿈에서도 통일을 그린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가장 많이 사용되는 용어 역시 ‘통일’이다. 그래서 남북정상회담이 우리에게 더 각별하게 다가오는 듯하다. 그러나 통일은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일 수 없다. 우리의 목적은 ‘자유’다. 자유는 이념 및 사상이며, 그 가치를 추구하는 국가체제가 한국이다. 그래서 ‘통일’을 이야기할 때는 반드시 통일의 목적을 설명하는 형용사가 필요하다. 바로 ‘자유통일’이다. 자유 없는 통일은 목적 없는 수단일 뿐이므로, 우리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래서 우리가 그렇게 염원하는 통일은 ‘자유통일’이어야 한다. 

우린 ‘같은 민족’ 혹은 ‘같은 피’라는 용어에 뜨거운 무언가를 느끼면서, 자유보다 더 소중한 가치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북한은 우리와 같은 민족이지만 이념과 사상을 달리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민족은 70년 동안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다. 분단은 곧 사상과 체제의 경쟁을 의미한다. 한반도는 같은 민족이 서로 다른 체제를 갖고 체제 경쟁을 한 실험장이었다. 전 세계 제도관련 연구자들의 연구대상이기도 했다. 그리고 두 체제 간 경쟁의 결과는 이미 명백하게 나타났다. 자유사상을 가진 국가가 국민들에게 경제적 풍요를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체제경쟁에서 자유진영이 이겼음이 역사적으로 증명됐다. 따라서 통일은 경제적 풍요를 가져다주는 체제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 민족끼리’라면 빈곤을 초래한 사회주의 체제와 번영을 선물한 자유시장체제가 서로 어울릴 수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어떤 민족도 서로 다른 체제 하에 공존한 국가는 없다. 독일은 사회주의 체제가 망해서 통일이 됐고, 베트남은 자유진영이 멸망해 통일이 가능했다. 이는 이념과 체제가 민족보다 우선하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아무리 같은 민족이라도 이념이 다르면 절대 공존할 수 없다. 그것이 이념과 그 이념을 담은 체제의 속성이다. 그러나 이념이 같으면 다른 민족끼리도 공존할 수 있다. 미국은 서로 다른 민족들이 자유라는 하나의 이념 속에서 공존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가 됐다.

우리의 이념과 체제는 ‘자유’다. 자유의 가치는 절대 타협의 대상일 수 없다. ‘지키느냐, 빼앗기느냐’ 는 선택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통일은 ‘자유통일’이어야 한다. 자유가 빠진 통일은 자유의 가치를 버리는 통일이므로, 아무 의미가 없다. 우리의 존재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어제(30일)는 월남이 패망한 날이었다. 자유진영 입장에서는 패망한 날이지만, 베트남 입장에선 통일된 날이다. ‘자유통일’이 아니고 ‘공산통일’이었다. 체제경쟁을 했던 월남은 지도자들이 자유가치를 국민들과 공유하지 못했고, 자유를 지킬 의지도 없었으니 그 경쟁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자유를 지킬 의지가 없는 것은 대한민국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회고록 <문재인의 운명>을 통해 “미국의 패배와 월남의 공산화를 보고 희열을 느꼈다”고 했다. ‘자유통일’이 아닌 ‘공산통일’에 희열을 느꼈다는 분이 지금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다.

북한에서 통일은 일상생활의 슬로건으로 내세울 정도로 흔한 용어다. 우리와 같은 용어를 사용하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통일은 우리의 통일과 다르다. 북한이 생각하는 통일은 ‘공산통일’이며,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영역이다. 전 세계가 북한을 핵 폐기 문제로 압박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핵이 ‘공산통일’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공산통일’을 생각하면서, ‘통일’을 주장한다. 우리는 ‘자유통일’에 대한 믿음 없이, ‘통일’만을 생각하고 이야기한다. 북한과 우리는 겉보기엔 같은 용어를 사용해 ‘통일’을 말하고 있으니, 통일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무조건 통일만 하는 것이 목표라면 공산통일로 가면 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실패한 것이 증명된 공산 체제를 따를 이유가 우리에겐 없다. 우리는 ‘자유통일’로 가야 한다.

때문에 우리의 가치를 분명히 해야 한다. 이제 그냥 ‘통일’이라고 하지 말고, ‘자유통일’이라고 하자. 우리의 소원은 그냥 통일이 아닌, ‘자유통일’이며, 꿈에도 소원은 ‘통일’이 아닌, ‘자유통일’이다. 통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유라는 가치다. 자유는 절대 공짜로 주어지지 않는다. 자유를 지키기 위해 6·25 전쟁을 거치면서 선배들이 피를 흘렸고, 전 세계 자유국가들의 젊은이들도 우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선배와 자유진영 국가들의 피의 희생이 있었기에 지켜질 수 있었던 것이다. 6·25 전쟁도 통일을 위한 전쟁이었다. 북한은 공산통일을 위해 남침했으며 우린 통일에 반대하기 위해 전쟁했던 것이 아니고,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웠다. 남북정상회담 이후로 이 땅에 피어나는 통일의 열기 속에서 우리가 꼭 되새겨야 할 구절이 있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Freedom is not free)”

현진권 객원 칼럼니스트(前 자유경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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