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천 두영택 박선영 최명복 후보 참석...'대한민국 교육위기' 공감
곽일천 "8년 동안 교육 현장 지키며 정치 오염 막았다…실제로 한 것을 봐달라"
두영택 "전교조와 10년 이상 싸웠다…싸워본 사람이 잘 싸운다"
박선영 "제가 필요하다면 가진 모든 것 내놓겠다…이길 수 있는 후보 선택해달라"
최명복 "지난 6년 동안 이날을 위해 준비…전교조 아지트 부수겠다"

30일 펜앤 초청 '서울시 올바른 교육감 후보 토론회'에 참석한 곽일천, 박선영, 최명복, 두영택 후보가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이세원 시민기자)
30일 펜앤 초청 '서울시 올바른 교육감 후보 토론회'에 참석한 곽일천, 박선영, 최명복, 두영택 후보가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이세원 시민기자)

자유우파 성향의 서울 교육감 후보들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됐다. 후보들은 30일 펜앤드마이크(PenN)가 마련한 ‘서울시 올바른 교육감 후보 토론회’에 함께 참석해 교육 철학과 정책을 검증받는 시간을 가졌다.

PenN이 시민사회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와 공동으로 개최한 이날 토론회는 오후 2시부터 약 세 시간 동안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렸다. 토론회에는 곽일천 전 서울디지텍고 교장과 두영택 광주여대 교수, 박선영 동국대 교수, 최명복 전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성명 가나다 순) 등 4명의 후보가 참석했다. 당초 참석 의사를 밝혔던 이준순 전 서울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불참 의사를 통보했다.

사회를 맡은 천영식 PenN 미디어연구소장은 본격적인 토론회에 앞서 후보들의 ‘단일화’ 의지를 확인했다. 천 소장은 “네 후보들이 ‘단일화’라는 대의에 찬성했기 때문에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여기 나온 네 후보 중 한 명만 본선에 나간다는 것에대해 동의하면 O, 동의하지 않으면 X를 들어달라”고 말했다.

네 후보들이 모두 ‘O’표를 들어 공개적으로 단일화 의지를 재확인하자, 방청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정규재 PenN 대표 겸 주필은 “올바른 교육감을 만들어내는 프로세스를 한 번이라도 우리 힘으로 가동해야 한다”며 “그 점에서 우리감-교추본 단일화 기구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단일화 후보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방관자에서 벗어나 헌신해야 한다”며 “어느분이 단일후보가 되더라도, 모두가 흔쾌히 ‘선거운동원이다’는 생각으로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토론회는 ▲후보자 출마 소견 및 정책 공약 발표 ▲후보자 개인에 대한 시청자 질문 ▲후보자 공통 질문 ▲’O,X’ 찬반 토론 ▲후보자간 질문 ▲마무리 발언의 순서로 진행됐다.

네 후보들 출마의 변, “대한민국 교육, 위기다”며 한 목소리

후보들은 출마 소견 및 정책 공약을 발표하며 ‘올바른 교육감’의 필요성에 대해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수십 동안 좌편향 교육이 이어지면서 대한민국도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곽일천 후보는 “헌법 개정이나 교과서 작성지침에서 자유를 빼려고 하려는 시도가 일어나는 것은 심각한 위기인데, 대다수의 국민은 이것이 위기인지도 모른다”며 “그 책임의 상당부분은 교육이 좌편향된 전교조에 휘둘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학교 현장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사유를 대면서 방관하고 있다”며 “교육만이라도 바로잡으면 위대한 대한민국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선영 후보는 “대한민국이 이뤄낸 ‘한강의 기적’의 원천은 교육이었는데, 지금은 ‘교육망국’이 됐다”며 “학생들은 좌절하고, 교사들은 자신감을 잃고, 학부모들은 불안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30년 좌파 교육을 끝내고 우리의 교육을 되찾아와야 한다”며 “언론인이자 교육자, 한때 정치인으로서 치열하게 싸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명복 후보는 “진보교육감의 적폐가 한두가지가 아니다”며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두영택 후보는 “지금 학교 교육 대부분이 좌편향적인 걸로 가득하다”며 “자유시장경제를 부정하고, 교과서는 자유를 안 가르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학교에서 정치를 몰아내야 한다. 선동꾼이 아닌 선량한 민주시민을 길러내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enN 독자 및 시청자들, 후보들 ‘아킬레스건’ 겨눠 날카로운 질문

본격적인 토론회는 ‘PenN 독자 및 시청자가 묻는다’ 코너로 시작됐다. 독자 및 시청자 질문은 후보들의 소위 ‘약점’을 날카롭게 묻는 질문들로 구성돼, 시작부터 토론회를 뜨겁게 달궜다.

곽일천 후보에게는 ‘일각에서 과거 이력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이 들리는데, 이에 대해 다시 한 번 입장을 정리해달라’는 질문이 던져졌다. 곽 후보는 “환경운동같은 경우, 화이부동의 정신으로 나와 생각이 다른 측의 의견도 들어서 하겠다고 해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민족문제연구소에 이름이 올라간 것은 몰랐던 사실”이라며 “만약 정말 서명을 했다면, 친일인명사전 학교 배치에 반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선영 후보는 ‘교육 분야와 관련해 이렇다할 활동이 없었다’는 질문에 대해 “국회에 있을 때 교육관련 법안을 다수 개정하거나 만들었다”고 답했다. 박 후보는 “국회에서 북한인권문제뿐 아니라, 교육기본법, 도서관법 개정안 등을 발의했고, 초중등교육법도 개정햇다”고 설명했다. 또 “새로운 교육방법을 도입한 대안학교를 운영하며 성공적으로 학생들을 키워냈다”며 “맡겨주시면 정말 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일한 ‘재수’ 후보로 나선 최명복 후보에게는 지난 2012년 재보궐 선거와 비교해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묻는 질문이 나왔다. 최 후보는 “지난 6년동안 오늘을 위해 준비했다”고 각오를 밝혔다.

아직 예비후보를 등록하지 않아 ‘완주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질문은 받은 두영택 후보는 “원래는 페이스메이커를 하려고 했지만, 이제는 생각이 바뀌었다. 결승선까지 가려고 한다”고 못을 박았다.

●네 후보, 자유민주주의 교육‧자유 책임 경쟁‧인격발현 등 제시

최명복 후보와 곽일천 후보는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했다. 최 후보는 “자유민주주의 교육을 시켜야 한다”며 “자유민주주의의 자유를 꼭 알고, 그래야 보수 철학이 깃든 아이를 기를 수 있다”고 말했고, 곽 후보도 “이승만 대통령의 건국정신과 대한민국을 탄생시킨 자유민주주의는 우리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이라며 “자유주의 교육철학을 따라 교육청이 작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두영택 후보는 “자기 적성을 찾게 하고, 그 적성에 맞는 지력을 갖게 교육해야 한다”며 “미래에 좋은 직업을 갖게 하는 게 교육이 강건한 나라”라고 말했다.

박선영 후보는 “자신의 재능을 최대화해서 인격 발현하고, 사회에 기여하고,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국제 사회에 기여해 인류공영발전에 이바지하는 사람을 키워내는 게 보수주의 교육 철학”이라고 밝혔다.

●혁신학교 확대‧학교선택제‧담임선택제 찬반 두고 엇갈려

이어진 찬반 토론에서는 예상외로 다수의 문항에서 예상외로 후보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전교조 전임제 취소와 외고‧자사고 폐지에 대해 공통된 의견을 보인 뒤 줄곧 이견을 보였다.

‘혁신 학교 확대’에 대해서는 곽일천 후보만 찬성하고, 나머지 세 후보는 반대했다. 곽 후보는 “혁신학교가 ‘전교조 먹여살리기’식으로 운영되는 것은 반대하지만, 혁신 그 자체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며 “다양한 형태로 학교들이 주축이 돼서 혁신을 해야 한다. 이름을 뺏겼다고 해서 이름조차 싫어하면 안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대해 두영택 후보는 “혁신 학교에 한해 한해 1억2천만원의 지원이 들어간다. 다른 학교이 예산을 빼서 혁신학교에 주는 것이다”며 “절대 그래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박선영 후보는 “더 좋은 이름이 많을 것 같다. 네이밍을 하면 된다”며 “지금의 혁신학교가 왜 만들어졌는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 기초 학력조차 미달되는 학교를 이름이 좋다는 이유로 가지고 간다는 것은 본질과 내용이 다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명복 후보는 “혁신학교는 전교조의 아지트이기 때문에 안 된다”며 “전교조의 아지트를 부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후보는 “제가 교육감이 된다면, 기존 혁신학교에 주던 예산을 ‘0’으로 만들 것”이라며 “그러면 혁신학교는 없어진다”고 말했다.

학교선택제 전면 확대에 대해서는 2:2로 갈렸다. 곽일천, 박선영 후보는 찬성 의견을 밝혔고, 두영택, 최명복 후보는 ‘보류’라고 밝혔다.

최명복 후보는 “학교 선택권을 전면 허용하면 대혼란이 일어난다”며 “조금씩 상향 조정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두영택 후보는 “학교 현장에 있던 사람이 학교 선택제를 하자고 하면 곤란하다”며 “학교마다 적성을 살릴 수 있는 특성화, 다양성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곽일천 후보는 “학교선택제가 완성돼야 학교가 살아난다고 본다”며 “학생들이 선택을 해야 동기부여가 되고, 커리큘럼 폭도 넓힌다. 그래야 경쟁이 일어나고 (학생들의 교육에 대한)만족도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담임선택제 질문에는 비교적 ‘반대’로 답변이 모였다. 박선영 후보는 “교육에 불만이 많으시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파가 헤게모니를 잡고 있는 현재 상태에서 담임선택제를 하면, 정말 엉뚱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담임선택제는 학부모의 의사대로 정당하게 이뤄질 수 있을 때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두영택 후보는 “이런 질문은 학교 현장을 모르는 질문”이라며 “교사들이 가장 하기 싫어하는 담임을 두고 인기투표를 한다는 것은 일반 학교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곽일천 후보도 “원칙적으로 선택권을 넓혀야 하지만, 학교를 선택하는 선에서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담임 선택까지 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를 야기시킨다. 일괄적으로 하지 말고 학교마다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명복 후보는 “교원 총 7만명 중 전교조가 7천명이다. 학부모가 전교조 담임을 선택하지 않으면 전교조는 무너진다”고 강조했다. 최 후보는 “선택되지 않은 전교조 교사를 다른 부서에 보내는 등의 방식으로 전교조를 막겠다”고 말했다.

정시확대‧수시축소에 대해서도 비교적 ‘찬성’으로 의견이 모였다. 후보들은 수시로 인한 사교육비 상승, 공정성 훼손의 문제 등을 지적하며 점차적으로 정시의 비율을 늘려야한다는 데 동의했다.

최명복 후보는 “수시도 목적은 굉장히 좋지만, 교사추천서나 자기진술서 등의 부작용이 있다”며 “정시를 매년 10% 20% 늘려가는게 맞다”고 말했다. 박선영 후보도 “요즘 수시는 엄마능력뿐 아니라 조부모 능력도 있어야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며 “공정하지 않은 건 고쳐야 한다. 학생들이 실력으로 대학을 갈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후보들, 다른 후보에게 ‘송곳’ 질문 날려

이어진 ‘후보간 질문’ 순서는 이날 토론회 중 가장 뜨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곽일천 후보와 박선영 후보는 서로 날카로운 질문을 교환했다.

곽 후보는 박 후보가 이사장으로 있는 물망초 재단에서 발간한 ‘붉은 넥타이’가 동성애자 그룹에서 필독서처럼 인기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박 후보는 이에 대해 “동성애자들이 얼마나 끔찍한 짓을 하는지 써 놓은 책인데, 이걸 가지고 퀴어축제와 함께 열거하는 건 말이 안된다”고 해명햇다. 이에 대해 곽 후보는 “이 책은 동성애를 옹호하는 사이트에서 거의 안 빠지는 책”이라고 재반박했다.

박 후보도 곽 후보에 대해 “유엔출신 현장교육 전문가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는데, 2년 반 동안 환경 분야에서 일했던 게 다다. 이거는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곽 후보는 이에 대해 “국제기구에서 일을 했고, 국제화 시각을 가졌다”며 “그게 허위 사실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반면 최명복 후보와 박선영 후보는 서로 호의적인 질문을 주고받았다. 박 후보는 최 후보에게 “여학생 건강검진은 어느 후보로 단일화되더라도 끌고가야 할 좋은 정책”이라며 “다만, 그 예산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고 물었다. 최후보는 박 후보에게 “탈북 학생을 교육하기도 하는 사단법인 물망초의 이사장이다. 제가 매년 탈북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는데, 학생들이 탈북했다는 사실을 숨기는 경우도 많다. 이런 청소년을 어떻게 교육햐여 하냐”는 질문을 던졌다.

최 후보는 곽 후보에게도 “친일인명 사전을 학교에 비치하는 것을 왜 거부했느냐”고 물으며 “칭찬할 만하다. 용기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소신이 모든 학교에 전달되면 좋은데, 한 개 학교밖에 못했다. 곽 교장선생님 위치에서 잘 설명할 수 있는데 전파력이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후보자들, 3분씩 토론 마무리 발언

마무리 발언은 두영택-박선영-곽일천-최명복 순으로 진행됐다. 처음으로 마이크를 잡은 두영택 후보는 “저는 전교조와 10년 이상 싸운 후보다. 그들의 약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바닥으로 추락한 교권을 되살리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선영 후보는 “여러분들이 제가 필요하다고 하시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내놓겠다”며 “이길 수 있는 후보, 좌파와 싸울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교육감은 단지 서울의 교육감이 아니다”며 “서울이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뀐다”고 강조했다.

곽일천 후보는 “지난 8년 동안 교육 현장을 지키며 교육의 정치 오염을 막아냈다”며 “앞으로 이렇게 하겠다는 말이 아니라 실제로 한 것을 믿어달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에서 교육받으면 조기유학 안가나도 되게 만들겠다”며 “교사가 행복하고 신이나고 열심히 하는 동기를 마련하기 위해 교권을 침해하는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최명복 후보는 “정치적 발언이 많아 아쉬운 토론회였다. 다음 토론은 ‘보통 교육’을 다루는 정책 토론 중심이 되면 좋겠다”고 총평했다.

이날 토론회는 유튜브 정규재TV와 펜앤TV를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이슬기 기자 s.lee@pennmike.com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토론회 생방송 다시 보러가기 → https://youtu.be/5cHf4jyONBU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