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선거대책본부 상임고문직을 맡겠다고 밝혔다. 전날 조지훈의 落花(낙화)를 읊조리며 힘든 결정을 해야 할 시점이라 밝힌 홍 의원은 대선을 39일 앞두고 선대본 합류를 전격 선언했다. 당 관계자들은 "최고의 설 선물"이라며 환영했다.

홍 의원은 29일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권교체의 대의를 위해 지난번 윤 후보와 회동할 때 참여하기로 약속한 중앙선대위(선대본부) 상임고문직을 수락한다"고 했다. 

홍 의원은 "더이상 무도한 정권이 계속돼 대한민국을 농단하지 않도록 윤 후보가 요청하는 대선 자문에 적극 응하도록 하겠다"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간 오해를 풀기 위해 실무 협의에 나서준 후보 측 이철규 의원, 우리 측 안병용 실장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홍 의원은 전날 '청년의꿈'에 올린 <和而不同(화이부동)>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힘든 결정을 해야 할 시점"이라며 "조지훈의 落花(낙화)를 읊조리면서 세상을 관조 할 수 있는 지혜를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 

윤 후보와 홍 의원이 지난 19일 회동 직후 갈라선 이후에도 이준석 대표와 양측 실무진 등은 물밑에서 꾸준히 소통을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홍 의원에게 사과의 뜻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 측은 "홍 의원이 손을 꼭 잡아준 만큼 굉장히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경선의 마지막 여진이 오늘부로 완전히 마무리됐다는 생각"이라고 평가했다.

홍 의원은 2030세대들의 적잖은 지지를 받고 있어 이준석 대표의 조력으로 '2030세대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윤 후보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홍 의원은 앞으로 펼쳐질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국면에서 윤 후보에 힘을 실어주게 된다. 안 후보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는 홍 의원은 윤 후보와 안 후보 사이에서 모종의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받는다. 

홍 의원의 합류로 윤 후보의 '원팀' 구성이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가장 치열한 경쟁 상대였던 홍 의원이 이날 합류를 선언하면서 유승민 전 의원만 '원팀' 구성의 마지막 퍼즐로 남게 됐다.

오신환 전 의원 등이 이미 윤 후보 선대본부에 합류한 가운데 유의동 의원은 최근 김도읍 의원의 뒤를 이어 당 정책위의장을 맡았다. 유의동 의원은 이준석 대표 취임 이후 처음으로 주요 당직을 맡는 '유승민계' 의원이다. 유승민계 의원을 중용해 '원팀' 완성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제안 등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당 지도부의 일원이 될 주요 당직 인선에서 '유승민계' 인사는 모두 배제해왔다. 

마지막 퍼즐로 남은 유 전 의원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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