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 뭉개기 의혹' 박은정 성남지청장, "기록 검토하느라" 해명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 뭉개기 의혹' 박은정 성남지청장, "기록 검토하느라"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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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내부에선 "기관장이 직접 기록 검토했다는 건 이례적 사례...'수사 뭉개기' 자인한 꼴"
박은정 성남지청장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사표 냈다는 박하영 차장검사의 사직 관련 글에도
검사들, 300件 댓글 달며 폭발적 반응..."사표 내야 할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네가 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전(前)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재임 중 성남 지역 기업들로부터 ‘성남FC 후원금’ 명목으로 돈을 받고 기업 현안을 해결해 줬다는, 이른바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박은정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장이 해당 의혹의 수사를 방해했다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박은정 지청장은 28일 “수사팀의 검토 의견에 대해 수사 기록을 사본(寫本)한 뒤 직접 28권, 8500여쪽을 면밀히 검토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전례가 없는 변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앞서 지난 25일 같은 지청 소속의 박하영 차장검사가 박 지청장에게 항의하는 차원에서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한 데 대해서도 검사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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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박 지청장은 이날 성남지청을 통해 “수사 기록을 면밀히 검토했고, 지휘 사항 등을 서면으로 정리했다”며 박 차장검사가 박 지청장의 ‘수사 방해’에 항의해 사표를 냈다는 취지의 국내 보도 사실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수사팀과 견해 차이가 있어, 각각의 검토 의견을 그대로 기재해 상급 검찰청에 보고를 준비하던 중 (박하영) 차장검사가 사직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박 지청장이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했다”는 등의 비판이 나온다. 지청장이 수사 기록 8500쪽을 직접 복사해 검토한다는 것은 이례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통상의 경우 검찰청 기관장은 수사 기록 요약 보고서를 보고받고 이를 검토한 뒤 추가 사항을 다시 보고받는다고 한다. 박 지청장이 지침도 내리지 않고 수사 기록 검토만 한다는 것은 그 시간만큼 수사팀의 수사가 지연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박 지청장 스스로가 ‘사건 뭉개기’를 인정한 것과 같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번에 사직 의사를 밝힌 박 차장검사는 지난 25일 검찰 내부망에 “생각했던 것에 비해 조금 일찍 떠나게 됐다”며 “더 근무를 할 수 있는, 다른 방도를 찾으려 노력해 봤지만, 이리저리 생각해 보고 대응도 해 봤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는 취지의 글을 게재한 바 있다.

박 차장검사의 글에 일선 검사들은 300개가 넘는 댓글을 달며 폭발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들은 대부분 “아쉽다” “응원한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고. 특히 박영진 의정부지방검찰청 부장검사는 별도의 답글을 통해 “사람들이 그러더라, ‘사표를 내야 할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박 차장이 왜 나가냐’고”라며 “나 또한 더도, 덜도 없이, 똑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네가 몸소 보여준, 검사로서 직업적 양심과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가치를 잊지 않겠다”고 박 부장검사는 덧붙였다.

박 지청장의 ‘수사 뭉개기’ 의혹과 관련해 김오수 검찰총장이 신성식 수원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경위 조사를 지시한 것도 이같은 검찰 내 분위기를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이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전(前) 경기도지사가 경기 성남시장 재임 중 축구 구단인 성남FC의 구단주를 맡으면서 2015년부터 2017년 사이 6개 기업으로부터 구단 후원금 및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5000만원을 받고 성남 지역 기업들의 현안을 해결해줬다는 내용이다.

당시 돈을 낸 기업들은 구체적으로는 ▲두산건설 42억원 ▲네이버 39억원 ▲농협 36억원 ▲분당차병원 33억원 ▲현대백화점 5억원 ▲알파돔시티 5억5000만원 등이다.

이 의혹은 지난 2018년 6월 옛 바른미래당이 이 후보를 제3자 뇌물공여 혐의로 고발해 사건화됐으나, 경찰은 3년 3개월간 수사를 하다가 지난해 9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혐의없음) 결론을 냈다. 현재는 고발인이 이의를 제기해 사건이 검찰로 넘어갔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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