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완 칼럼] 대한민국, 제명이 될지도
[강동완 칼럼] 대한민국, 제명이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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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완 객원 칼럼니스트
강동완 객원 칼럼니스트

지금이,

안일화를 외칠 만큼 안일할 때인가?

단일화는 필요 없다 단정할 때인가?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이 역사에서

제명이 될지도 모를 절체절명의 상황이다.

서민의 삶을 나락으로 내몰고, 나라를 이 모양으로 만든 책임을 따져 물어도 시원찮을 판이다.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의 열망과 아우성이 하늘을 찌른다. 하지만 막상 참된 지도자가 없다. 홍수가 나 사방이 물바다인데 정작 마실 물이 없는 꼴이다. 역대 최악의 비호감 대선을 맞는 국민의 마음은 비참할 정도다. 그럼에도 한 가지 분명한 건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이는 결단코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이 이토록 부끄러운 이름이라 느낀 건, 이들을 보기 전까지는 미처 몰랐다. 새로 도입한 대통령 전용 공군1호기를 타고 지난 15일 중동으로 떠난 대통령 내외를 보며 든 생각이다. 불과 며칠 전 한 공군 조종사는 전투기가 민가에 추락하는 것을 막고자 죽음의 순간에도 조종간을 놓지 않고 순국했다. 고인이 탄 전투기는 우리 공군에서 가장 오래된 노후 기종이다. 그가 목숨까지 내어가며 지키려 했던 건 분명 누군가의 소중한 생명이자 대한민국이었을 거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목숨을 앗아간 건 빈번한 사고에도 불구하고 교체하지 않은 노후한 비행기 때문이었다. 얼마나 비통한 현실인가. 결혼 1년차 신혼의 단꿈은 허망하게 끝났고,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님은 세상을 다 잃어버렸다. 지금 이 순간에도 또 다른 조종사들은 도입된 지 50년이 넘은 전투기에 여전히 목숨을 맡긴다.

고인의 영정 앞에 고개들기조차 부끄럽다. 애도 기간으로 정해 숭고한 희생을 기려야 하건만, 출국을 앞두고 신형 공군1호기 앞에 선 대통령 내외는 마냥 신나는 듯 미소를 지었다. 고인이 지키려 했던 건 분명 이런 대한민국이 아니었을 거다. 더 ‘빠르고 넓어진’이라는 수식어를 달며 신형 대통령 전용기를 자랑한다. 정작 ‘더 빠르게’ 개선되어야 할 것은 노후 기종 전투기였다.

코로나로 인해 서민의 삶은 연일 고통 속에 있어도,

아파트 붕괴사고로 실종자를 찾는 가족들의 애타는 통곡에도,

서울까지 불과 1분밖에 걸리지 않는 미사일을 북한이 연일 발사해도,

그 어떤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순방이라는 명목으로 여행길에 올랐다.

중동 3개국에 간 목적은 굳이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그따위 명분이야 무엇이든 만들면 그만이다. 실제로 경제외교를 주장했지만,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와의 정상회담은 무산되었다. K9자주포 수출 계약체결도 없었다. 그 와중에 패션쇼처럼 옷 갈아입기를 즐기며 셀카 찍는 김정숙의 모습만 연일 언론홍보로 채워졌다.

외국인의 눈으로 보면 이토록 황당한 나라가 또 있을까?

자기들은 탈원전 한다면서, 다른 나라를 방문해서는 한국 원전의 경제성과 안전성을 자랑하며 세일즈 한다. 자기들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대화와 평화로 문제를 풀자 말하면서, 반군의 공항 테러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군사적 대응을 말한다. 자기들은 4명이니 6명이니 근거도 없이 사회적 거리두기 명목으로 통제하면서, 케이팝(K-POP)을 자랑한다며 수천 명이 모인 대형콘서트를 열고 대통령까지 참석해 축제를 즐긴다.

더 문제인 건 이리도 부끄러운 짓을 하고도 그게 잘못된 일이라 인식조차 못 한다는 점이다. 이념에 사로잡혀 자기편과 적폐로만 세상을 가른다. 자기편의 이익이라면 수단과 방법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설사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어도, 범법행위를 저질러도 자기편이라면 모든 게 용서된다. ‘평화 쇼’를 위해서 최악의 독재자 김정은을 평화의 전령사로 둔갑시키는 반인륜적 범죄도 서슴지 않는다.

그럼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건 바로 민심이 천심이기 때문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그 국민의 힘이 살아 꿈틀거린다. 사람이 먼저라던 위선의 실체가 하나둘 드러나고, 당신들의 가식으로 고통당한 이들의 절규가 분명 새로운 역사를 만들 것이다. 사람 가리지 않고 진정 국민의 아픔에 함께 울어줄 그런 지도자를 가진 대한민국이고 싶다. 북한 주민들에게도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함께하자고, 당신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자랑스럽게 외칠 수 있는 그런 지도자를 만나고 싶다. 선거철만 되면 평소 타지도 않던 지하철에 오르는 서민 코스프레가 아니라, 그 지하철의 안전운행을 위해 온밤을 꼬박 새워 가며 안전점검을 하는 이들의 수고로움을 아는 지도자를 만나고 싶다. 권력을 쥐었다고 거들먹거리지 않고 퇴근 후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함께 기울이며 하루의 시름을 나누는 그런 지도자이면 더욱 좋겠다.

비호감 대선이라며 소중한 한 표를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자유민주주의의 새로운 역사를 아로새겨 나갈 우리 모두가 바로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3월 9일, 대한민국이 회복되는 그 가슴 벅찬 감격을 함께 맞이하자. 그것만이 대한민국을 위해 먼저 떠나간 이들의 숭고한 희생에 보답하는 길일 것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명예로운 이름으로 고 심정민 소령님의 명복을 빈다.

강동완 객원 칼럼니스트(동아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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