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용인시 포은아트홀에서 '對국민 사죄' 및 세배 겸해 큰절
황교안·추미애도 '큰절' 후 大敗...이재명·민주당 위기감 느낀 듯

“저희가 많이 부족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전(前) 경기도지사와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국민들 앞에 ‘큰절’을 올렸다. 지금까지 민주당이 제대로 정치를 하지 못해 대(對)국민 사죄의 의미를 담은 ‘세배’를 드리겠다는 것인데,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내 위기 의식이 표출된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24일 경기 용인시 포은아트홀에서 ‘경기도 공약’을 발표하기에 앞서 이 후보는 자리를 같이 한 민주당 의원 20여명과 함께 한 차례 ‘큰절’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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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경기 용인시 포은아트홀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와 민주당 국회의원 20여명이 큰절을 올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큰절을 하기에 앞서 이 후보는 “오늘은 경기도 소속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함께 저희가 가진 소회를 표현해 보겠다”며 “’민주당이 앞으로 더 잘하겠다, 잘할 뿐 아니라, 우리가 많이 부족했다’…… 이런 사과의 말씀을 겸해서 인사드릴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이번 ‘큰절’이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정치로 보답 드리겠다는 각오의 표현’이라고 했다.

이 후보가 국민 앞에 ‘큰절’을 올린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24일에도 민주당 당사(黨舍)에서 “주인이 명(命)하면 우리 일꾼들은 따라야 하고,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라며 큰절을 한 바 있다.

당시 이 후보는 “완전히 변화되고 완전히 혁신된 민주당이 되라는 국민의 명령을 우리가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며 “그러나 아쉽게도 여러 가지 사유들이 있겠지만, 우리 국민이 명령하는, 또 우리 당원들이 지시하는 일들에 대해서 우리가 충분히 그 책임을 다했는지에 대해 국민께서 의구심을 갖고 계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와는 차별을 두겠다는 의미다.

이 후보는 전날(23일) 기자회견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부인할 수 없는 정책 실패’로 평가하면서 “변명하지 않고 무한 책임을 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후보의 이날 ‘큰절’에는 이 후보와 민주당이 느끼고 있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후보자나 정치인이 ‘사죄의 큰절’로 읍소(泣訴)하는 것은 선거 국면에서 밀리고 있는 증거”라는 것이다.

실제로 황교안 전(前) 미래통합당 대표도 지난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서울 종로구 15개 동(洞)을 돌며 시민들에게 ‘큰절’을 하는 유세 활동을 했지만 결국 민주당의 이낙연 후보에게 20%포인트(p.) 차이로 대패(大敗)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경우 지난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노무현 탄핵’의 역풍을 맞고 당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 신분으로 광주에서 서울까지 2박 3일의 일정으로 ‘삼보일배’ 유세에 나섰으나, 결국 서울 광진구을 지역구에서 낙선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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