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딸의 성적과 무관하게 병원 측에는 큰 '부담'으로 됐던 모양"

조국 전(前) 법무부 장관의 장녀 조민 씨가 계속해 전공의(레지던트) 선발에서 탈락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조 씨를 위해 병원을 세워 주자는 제안까지 나왔다. 하지만 조국 전 장관은 “제안은 감사하지만 철회해 주기를 바란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 전 장관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 딸이 전공의 선발에서 탈락됐다”며 “제 딸의 성적과 무관하게 병원 측에는 큰 ‘부담’으로 됐던 모양”이라고 했다. 자신의 딸이 전공의 선발에서 계속해 탈락하고 있는 이유가 성적이 낮아서가 아니라 정치적 문제라는 취지의 설명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장녀 조민 씨.(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장녀 조민 씨.(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은 “이후 검찰 개혁을 지지하는 분들이 ‘촛불종합병원’을 짓자는 글을 올리셨고, 몇몇 언론이 ‘조국 병원’ 운운하며 조롱하는 보도를 했음을 알게 됐다”며 “제안을 하신 분의 마음에 감사드린다. 그렇지만 이런 제안을 철회해 주시면 좋겠다. 저희 가족은 법정(法廷)과 학교에서 여러 가지 송사를 겸허한 마음과 낮은 자세로 치르고 있다”고 적었다.

조 전 장관의 장녀 조민 씨는 최근 경남 진주에 위치한 경상국립대학교 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 추가 모집에 응시했으나 탈락했다. 그보다 앞서 지난달 경기 고양시에 있는 명지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 모집에도 지원했으나, 마찬가지로 합격하지 못했다.

그러자 지난 19일 ‘조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조 씨를 위해 병원을 지어주자는 제안을 담은 글이 올라왔고, 이 소식이 여러 언론을통해 전해졌다. 해당 제안의 작성자는 “조민 양(孃)이 적폐들의 방해로 의사 선발 시험에서 계속 불합격되고 있다”며 “우리 펀도 조성해 병원 하나 차려주고 병원 주주가 되자”고 했다.

한편, 조 씨가 지원자가 많지 않은 응급의학과의 전공의 선발에 계속해 도전하고 있는 것은,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만큼 비교적 수월하게 전공의 과정에 들어감으로써, 향후 예견되는 행정소송에 대비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대학교는 조 씨의 ‘입시 부정’과 관련한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취소 예비행정처분의 청문 절차를 20일 진행한 상태. 조 씨의 부산대 의전원 입학이 취소되면 결국 조 씨의 의사면허도 취소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조 씨 측은 부산대 의전원을 상대로 의전원 입학 취소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큰데, 조 씨가 이미 부산대 의전원을 졸업한 데에다가 전공의 수련 중임을 어필할 수 있다면, 입학 취소로 얻을 수 있는 공익보다 그같은 처분으로 말미암아 침해되는 조 씨의 법익이 훨씬 중대하다는 취지로 재판부를 설득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유사 판례에서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시생의 ‘부정 입학’ 사정을 입학 초기에 인지하고도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는 동안 학교 측이 아무런 처분도 하지 않고 있다가 졸업 때가 돼서야 입학 취소 처분을 한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의 법원 판단이 나온 바 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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