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김건희 녹취록’ 방송은 결국 이재명의 악몽됐다
MBC의 ‘김건희 녹취록’ 방송은 결국 이재명의 악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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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녹음’을 다룬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 방송이 예기치 못했던 후폭풍을 낳고 있다. MBC는 윤석열 후보를 향해 칼끝을 겨눴으나 오히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곤경에 처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MBC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겨냥해 방송한 ‘스트레이트’ 프로그램이 예기치 않은 후폭풍을 낳고 있다. [사진=MBC 방송 화면 캡처]
MBC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겨냥해 방송한 ‘스트레이트’ 프로그램이 예기치 않은 후폭풍을 낳고 있다. [사진=MBC 방송 화면 캡처]

한 마디로 여야의 입장이 바뀌었다. ‘선거에 큰 파장이 미칠 발언이 나올 것인가’ 우려하던 국민의힘에서는 오히려 ‘배우자 리스크’를 덜게 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김씨를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비선 실세’ 최순실(최서원)에 빗대 ‘제2의 최서원’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으나, ‘한방’이 없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역풍이 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의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민주당 당원 게시판의 냉소, “혜경궁 김씨보다 김건희씨가 오히려 정치감각 있네”/“건희도 깠으니 혜경이도 까자”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냉소적인 반응이 터져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이재명 대선후보를 마뜩찮아하는 친문 강성 당원들은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와 김건희씨를 비교하는 댓글들을 올리고 있다. 한 당원은 "욕하는 혜경궁 김씨보다 김건희씨가 오히려 정치감각이 있네”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당원은 "민주당 지도부보다 김건희씨가 시류를 더 잘 읽는다”라거나 “ 스트레이트 기대하던 의원들은 다 보셨으면 감상문 좀"이라고 꼬집는 글이 올라왔다.

심지어 역공에 나선 국민의힘 지도부와 궤를 같이 하는 글도 보였다. "건희도 깠으니 혜경이도 까자"는 반응이 나온 것이다. 장예찬 국민의힘 선대위 청년본부장은 "MBC가 공정한 방송이라면 공정하게 이재명 가족 욕설, 부인 김혜경씨의 조카 협박 녹취파일, 얼마 전 돌아가신 이병철씨의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 녹취록을 같이 방송하라"며 "7시간이 아니라 7분만 틀어도 민주당은 후보 교체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장영하 변호사 18일 이재명의 ‘형수 욕설’ 파일 160분 분량 추가 공개

'굿바이 이재명'의 저자 장영하 변호사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욕설 파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굿바이 이재명'의 저자 장영하 변호사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욕설 파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당내 일부 친문 지지자들의 반발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건희 녹취록 파일의 후폭풍이 이재명 후보를 직접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굿바이 이재명' 저자인 장영하 변호사가 선봉에 섰다.

장 변호사는 18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의 육성이 담긴 160분 분량의 녹음 파일을 언론에 공개했다. 그는 "그동안 유튜브 등 인터넷에 떠돌았던 것을 대대적으로 추가공개 하는 것"이라며 "이 후보가 형에게 전화를 건 것을 형인 재선씨 측이 녹음한 것"이라고 전했다.

장 변호사는 개인 자격으로 이날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가 당의 '이재명 국민검증특위' 소속이고 선대본부가 장소 대관을 돕는 등 기자회견을 지원했다는 점에서, 최근 '김건희 7시간 녹음파일' 논란과 관련해 "이재명 욕설파일도 함께 공개하라"고 주장해왔던 국민의힘 차원의 공세로 풀이된다.

MBC 덕분에 ‘이재명 욕설 파일’ 또 다시 대선정국 이슈로 부상

장 변호사가 이날 공개한 파일에는 이 후보가 전화로 형인 재선씨와 형수인 박인복씨에게 욕설을 퍼붓는 내용 등 녹음 파일 34건이 포함됐다. 특히 재선씨에게 정신병원 입원을 압박하는 듯한 내용도 담겨 있어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이 후보가 "너 XXX야. 너 이 XX야. 네가 이러고도 정신병자 아니냐"라며 "너부터 집어넣을 거야. XXX야"라고 하는 대목에서다. 재선씨는 "XXX야. 너가 정신병자"라고 맞섰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사건의 핵심 피고인으로 재판 중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얘기도 담겨 있다. 재선씨가 숙명여대 음대를 졸업한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 씨를 거론하며 "그래서 유동규가 음대 나왔는데 뽑았냐"라고 하자 이 후보는 "그건 또 어떻게 알았어?"라고 답하는 내용이다.

장 변호사는 이 후보가 전화로 형과 형수에게 모멸적인 욕설을 반복적으로 퍼부었다고 밝히며, 이 파일을 통째로 대중에 유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MP3 파일을 동영상 형태로 바꿔서 제 페이스북에 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국민이 이 후보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처럼 충격적인 욕설이 담긴 이재명 후보의 녹취 파일이 또 다시 대선정국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 계기는 MBC의 김건희 녹취록 방송이 제공했다.

당황한 이재명과 민주당은 엇박자...이재명은 사과했는데 민주당은 장 변호사 고발 방침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은 엇박자를 내고 있다. 당황한 것 같다는 분석이다.

녹취 공개 사실을 전해 들은 이재명 후보는 "말씀드리기 어려운 사정이 있긴 하지만 공인으로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문제의 발단이 된 어머니는 이제 이 세상에 계시지도 않고, 어머니에게 가혹하게 해 문제를 만든 형님도 이제 세상에 안 계신다"며 "다시는 벌어지지 않을 일이니 국민들께서 용서해 주시면 고맙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발언 도중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자세를 낮추면서 사과한 이 후보와 달리, 민주당은 통화 녹음을 공개한 장영하 변호사를 후보자 비방죄로 고발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어 주목된다.

민주당 선대위는 "장 변호사가 불법 배포한 이 자료를 선별 편집해 공개하는 행위 역시, 선관위 지침에 위배될 뿐 아니라 후보자 비방죄와 선거법 위반에 해당되므로, 즉시 고발 조치 할 것임을 밝힌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자단을 향한 추가 공지를 통해 "녹음 파일을 선별 편집해 공개하는 행위와 마찬가지로 녹취록을 부분 인용하는 경우도 후보자 비방죄에 해당한다는 것이 선대위 법률자문단의 판단"이라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후보자의 공직 수행과 무관한 사생활 영역의 대화내용 공개는 인격권 침해라는 것이 가처분과 손해배상 판결문의 핵심"이라며 "보도에 참고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부인 녹취록 공개는 ‘후보 검증’인데 이재명 녹취록 공개하면 ‘비방죄’?

민주당의 이런 대응에 대해 국민의힘은 “고소·고발로 언론을 겁박하는 것”이라는 날선 비판을 내놓았다.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언론을 고소·고발로 막아 국민의 소리를 입막음하려고 한다"며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가 갖춰서는 안 되는, 잘못된 자세"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윤석열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 녹취록 공개는 대선후보 자질 검증이고 이재명 후보 녹취록 공개는 비방죄라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이 또 다시 ‘내로남불’ 인식을 재연하고 있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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