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강의했느냐"며 류 전 교수에게 고성 지른 권동욱 검사
"올해 인사이동으로 공판에서 빠지게 됐다"며 류 전 교수에게 인사했다고
직관 검사인 최종경 검사가 不詳인 이유로 갑자기 배제된 후 최 검사 후임으로 재판 참여해 와
일각에선 "검사들이 류 전 교수 사건 기피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지난 2019년 대학 강의 중 학생과의 토의 과정에서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형법상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류석춘 전(前) 연세대학교 교수 사건(서울서부지방법원 2020고단3459)의 담당 공판 검사가 5개월여만에 또다시 교체된다.

15일 류석춘 전 교수에 따르면 전날(14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이 사건 공판에 앞서 류 전 교수는 법원 복도에서 이 사건 공판을 담당한 권동욱 검사(사시51회·연수원41기)가 자신에게 “이번에 인사 이동으로 공판에서 빠지게 됐다”며 먼저 인사를 해 왔다.

서울서부지방검찰청.(사진=연합뉴스)
서울서부지방검찰청.(사진=연합뉴스)

권 검사는 류 전 교수 사건의 직관 검사(수사를 직접 담당하고 공판 과정에도 직접 관여하는 검사를 말하는 법조계 용어)인 최종경 검사(사시51회·연수원42기)의 후임으로 지난해 8월27일 속행한 류 전 교수 사건 여덟 번째 공판에 처음 참여했다.

권 검사는 공판에 참여하자마자 피고인인 류 전 교수에 대해 적절하지 않은 태도를 보여 논란이 됐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강의를 했느냐”며 재판 중 피고인에게 고성을 지르는가 하면(2021. 8. 27.),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한 당시 발언에 대해 재판장께 상세히 설명하겠다”는 피고인에게 “’매춘’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말라”며 “그 표현 때문에 재판을 받고 있는 것 아니냐”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2021. 10. 13.).

특히 “’매춘’이라는 표현 때문에 재판 받고 있는데, 그 표현은 사용하지 말라”는 권 검사의 발언에 대해서는 “혐의 일체를 부인하는 피고인에게 ‘순순히 유죄를 인정하라’고 한 것이냐?”는 비판이 나왔다.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했다는 지적이다.

권 검사와 관련해 류 전 교수는 “법정에서 내게 보여준 모습과 달리, 복도에서 마주친 권 검사는 상당히 상냥한 말씨로 내게 말을 걸어왔다”고 부연했다.

류 전 교수에 대해 공소를 제기하고 법정에도 직접 나온 최 검사는 7월21일 열린 공판을 끝으로 불명확한 사유로 갑자기 공판에서 배제됐다. 최 검사의 후임으로 재판에 참여해 온 권 검사도 5개월만에 재판에서 빠지면서 “검사들이 류 전 교수 사건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앞서 류 전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줄곧 주장해 온 이용수(94) 씨를 증인으로 법정에 불러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류 전 교수 사건을심리 중인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4단독 박보미 판사(사시51회·연수원41회)는 이 씨의 증인 채택을 불허했다.

만일 이 씨가 증인으로 채택됐다면 류 전 교수 측은 “어떤 남자가 빨간 원피스와 가죽 구두를 주길래, 그걸 받고 좋다고 따라갔다. 대만에 도착해 보니 그가 위안소 주인이었다”는 취지의 초기 주장이 “한밤중에 일본군이 집으로 쳐들어와 내게 등에 뾰족한 것을 대고 입을 막고 끌고 갔다”는 주장으로 변경된 이유가 무엇인지를 집중 추궁할 생각이었다고 한다.

다음 재판은 오는 3월30일 오후 2시로 예정됐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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