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 올해 최대 4차례 금리인상을 촉구하는 공개 발언이 잇따랐다. 최근 미국 노동시장이 '완전고용'에 근접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뒤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3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비즈니스저널 주최로 열린 온라인 행사에서 3월 금리인상 시작과 연내 3∼4회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과 마켓워치에 따르면 하커 총재는 "우리 희망보다 높은 물가상승률과 매우 탄탄한 고용시장이라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논리적 결론은 통화정책의 긴축"이라고 말했다.

하커 총재는 "3월에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게 나의 예상"이라며 "올해 25bp씩 3차례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 만약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는다면 네 번째 인상을 확신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공개된 점도표에서 2022년 3회 금리인상을 시사했으나, 새해에도 물가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4회 인상을 공개 지지하는 인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날 3∼4회 금리인상을 제시한 하커 총재와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4회 인상을 예상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모두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을 갖는다는 점에서 발언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하커 총재는 보스턴 연은 총재가 정식 임명되기 전까지 임시로 투표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하커 총재는 또 연준이 기준금리를 1% 정도로 충분히 올린 뒤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2022년에 상당한 양의 긴축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외에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 역시 이날 밀워키 비즈니스저널 주최 행사에서 "통화정책을 중립에 가까운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올해 2∼4회의 금리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강하게 믿는다"고 전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버지니아주 은행연합회와 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온라인 행사에서 "물가상승률이 계속 광범위하게 높은 상태로 유지된다면 우리는 더욱 공격적으로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4회 금리 인상론은 최근 미국의 '완전고용'에 근접한 낮은 실업률과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에 있다.

최근 미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률은 4% 아래로 떨어져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최저인 3.9%를 기록했다. 1년 전 실업률은 6.7%였다. 지난달 시간당 임금은 1년 전보다 4.7% 올랐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로 39년 만에 최고를 찍은 상황이다.

미국은행협회는 올해 임금이 4.5∼5% 상승하고 기업들은 기술투자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투자는 생산성을 높여 기업들이 비용을 낮출 수 있게 해준다. 은행협회는 공급망 병목 현상 완화로 올해 인플레이션이 3%로 낮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노동시장에 아직 고용 증가 여력이 있으며 현재의 인플레이션에는 임금보다 다른 요인이 크다는 견해도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 상승률이 7%로 높아진 것은 노동시장 과열과 임금 상승 때문이 아니라 공급망 혼란과 부양책에 따른 수요 증가로 상품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고용 시장을 위해서도 물가 억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는 "최대 고용을 달성하려면 물가 안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