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0년만에 최대폭으로 급등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란 진단이 뒤따른다.

미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7.0% 급등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1982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으로, 전월(6.8%)보다 상승폭이 더 커졌다. 다만 전월 대비로는 0.5% 올라 11월(0.8%)보다 오름폭이 둔화한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월가의 전문가들은 12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7.0%, 전월 대비 0.4% 각각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시장 전망과 일치했으나, 전월 대비로는 전망치를 살짝 웃돈 것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5.5%, 전월보다 0.6%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둘 다 시장 전망치를 0.1%포인트 상회했다. 주거비와 중고차, 식료품이 지난달 물가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CPI에서 3분의 1의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는 전월보다 0.4%, 전년 동월보다 4.1% 각각 올라 2007년 2월 이후 최대폭 상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물가 급등의 주범으로 꼽히는 중고차 가격은 전월보다 3.5%, 전년 동월보다 37.3% 치솟았다.

중고차와 함께 지난해 인플레이션의 양대 원인으로 꼽혔던 에너지 가격은 다소 진정세를 보였다. 전년 동월보다 29.3% 급등했으나, 전월보다는 0.4%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수치는 코로나19 사태발(發) 공급망 차질과 미 소비자들의 상품 수요 쏠림 현상으로 빚어진 인플레이션 사태가 최근 오미크론 변이로 더욱 심각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미 부족 상태인 노동력 공급이 연말부터 시작된 오미크론 변이의 급증으로 더욱 줄어들면서 비용 상승을 부채질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이 부족한 일손을 채우느라 급여를 올리면서 소득이 늘어난 가계의 씀씀이가 커지고, 상당수 기업은 불어난 인건비를 소비자들에 전가하면서 물가 상승의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인플레이션 억제를 최대 과제로 천명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르면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시장은 물론 최근 연준 내부에서도 3월 금리인상 시작을 촉구하는 공개 발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물가 상승폭이 커졌다는 발표가 나왔기 때문이다.

연임을 앞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높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길게 지속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금리를 더 많이 인상해야 한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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