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긴급 의원총회가 10일 오후 1시30분부터 국회 본관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열려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긴급 의원총회의 개회 취지는 '대장동 특검법' 추진을 위한 대책 마련이라는 게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그러면 왜 하필 오늘, 왜 갑자기 법사위회의장 앞에서 긴급 의원총회가 열린 것일까.

바로 이날 오전10시 '대장동 개발 배임 혐의'를 받은 자산관리사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 변호사 등에 대한 첫 공판이 진행됨에 따라 '대장동 특검 추진 여부'에 눈길이 집중되고 있어서다.

펜앤드마이크 취재에 따르면,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자당 의원들을 긴급 소집한다는 소집령을 전파한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법사위회의장 앞에서 '대장동 특혜 비리 특검 수용하라!'라는 팻말을 들고서 기자들 앞에 섰다.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펜앤드마이크를 비롯한 취재진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은 특검을 하자고만 하지 말고, 실제로 특검을 받을 것"을 촉구했다. 이재명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진태 전 의원도 함께 자리했다.

국민의힘이 '대장동 특검론'을 추진해야 한다며 법사위 회의장에서까지 긴급 기자회견을 연 배경은, 이날 긴급의원 총회에 나선 허은아 의원의 자세한 설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허은아 의원이 밝힌 설명 전문.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 첫 정식 공판이 시작된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정영학 회계사가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2.1.10(사진=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 첫 정식 공판이 시작된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정영학 회계사가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2.1.10(사진=연합뉴스)

▲ "대장동 게이트 첫 공판이 오늘 열립니다 사업을 설계한 ‘대장’이 빠진 유명무실한 공판입니다. 국민들 누구도 대장동 5인방(유동규·김만배·남욱·정영학·정민용)이 대장동 게이트를 주도했다고 믿지 않습니다. 이들은 1번 플레이어가 설계한 게임판 위에서 춤춘 후순위 플레이어들일 뿐이죠."

▲ "수사가 제대로 됐다면, 오늘 재판에서 어떤 식으로든 정진상 민주당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이 빠질 수는 없었을 겁니다. 정 부실장은 대장동 사업 당시 여러 내부 문서에 서명해, ‘윗선’의 배임 혐의를 규명할 핵심 인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의 최측근인 정 부실장은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게 사퇴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는데, 이 직권남용 혐의의 공소시효는 내달 6일 만료됩니다."

▲ "서울중앙지검 전담 수사팀이 100일 넘게 수사하는 동안 정 부실장을 소환도 못했다는 건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것은 권력 눈치 보기이고, 고의적인 수사 지연입니다. 또한, 검찰은 권순일 전 대법관의 재판거래 의혹 수사를 경찰로 이송해 버렸습니다. 작년 9월29일 전담수사팀이 꾸려졌는데, 이제야 직접수사 개시범위가 아니라며 경찰에 넘긴 겁니다. 재판거래 의혹은 이재명 후보의 아킬레스건과 같은 사건입니다. 이 후보의 정치생명과 직결될 뿐만 아니라 대장동 게이트의 실체 규명과도 깊이 연관됩니다. 검찰과 경찰은 뜨거운 감자를 감당 못하겠으니 서로에게 던지며 대중의 관심이 식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 "작년 9월14일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게이트 의혹이 불거지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그로부터 4달이 지나 해를 넘겼음에도 검경 수사는 성남시 윗선 결재라인의 근처에도 이르지 못했습니다. 정상적인 나라라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집권세력의 입김이 수사의 전 과정에 미치고 있습니다. 윤석열 후보가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이후 검찰에서 용기 있는 검사는 씨가 마른 듯 합니다. 눈치보기는 극에 달했고, 일부 친여검사들은 민주당 집권연장의 꿈을 이루는 데 1등공신이 되고자 혈안이 됐습니다."

▲ "이제 대선까지 58일 남았는데요. 특검을 하더라도 수사를 완결하기 어려운 시간입니다. 그렇더라도 속도를 내면 국민이 궁금해하는 윗선의 연루 여부를 파헤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은 여전히 특검을 강력하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5년 나라의 운명과 국민의 삶을 책임질 대통령을 뽑는데 주요 혐의를 조사조차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은 이제 핑계를 모두 내려놓고 야당의 특검 요구를 즉각 수용하길 바랍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양철한)는 이날 오전 10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만배 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이상 구속), 정민용 변호사(이상 불구속)에 대해 1차 공판을 진행한 상태다. 이들 중 정영학 회계사를 제외한 나머지 의혹 관계자들은 모두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7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구 대장동 현장을 방문해 특검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원희룡 전 지사 등과 함께 개발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1.12.27(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7일 오후 경기 성남 분당구 대장동 현장을 방문해 특검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원희룡 전 지사 등과 함께 개발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1.12.27(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관련기사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