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근 칼럼] 창업생태계 획기적 개선과 창업금융 활성화로 청년일자리 창출하자
[오정근 칼럼] 창업생태계 획기적 개선과 창업금융 활성화로 청년일자리 창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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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근 객원 칼럼니스트

한국의 청년들을 좌절하고 절망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은 일자리와 주택마련이다. 이 가운데 우선 일자리문제가 심각하다. 통계청에 의하면 지난 해 11월말 기준으로 15-29세 까지 청년들의 단순실업률은 5.5% 이지만 확장실업률은 19.6%다. 15-29세 까지 청년들 870만 명 중 171만 명이 일자리가 없는 것이다. 그냥 쉬고 있는 청년만 41만 명에 달하고 있다. 이들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어 실업자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30-39세 까지의 조금 나이든 청년 694만 명의 실업률도 단순실업률이 2.8% 실업자가 15만 명에 달하고 있다. 아마 확장실업자는 50여 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여기서도 그냥 쉬고 있는 청년만 28만 명이다. 청년들 중 16%만 정규직이라는 충격적인 보고서도 나오고 있다. 나머지는 알바나 단기일자리 등 비정규직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임금부담이 커진 자영업주들이 주휴수당이라도 아끼려고 주당 3일 정도의 초단기 알바만 고용하는 것이 일반화된 실정이다.

이처럼 심각한 청년들의 일자리 마련을 위한 첩경은 두 말할 것도 없이 기업투자환경 개선이다. 그것도 청년들이 가고 싶어 하는 대기업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한국은 대기업일자리가 10%도 안되는 반면 미국은 30% 수준이다. 그 만큼 양질의 일자리가 많다는 것이다. 두 번째가 청년들의 창업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주는 것이다. 청년들의 창업환경을 나타내 주는 지표인 벤처투자 규모가 지난 해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3분기까지 벤처투자 규모는 5조2593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던 2020년 한해 규모(4조3045억원)를 이미 넘었다. 2020년 3분기 누적 금액(2조8925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82%) 많아진 수치다. 3분기까지 신규 결성된 벤처펀드도 268개로 지난해 전체(206개) 수치를 뛰어넘었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도 가장 많은 7개사가 등장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해 직방 두나무 컬리 당근마켓이 새로운 유니콘 기업에 합류했다. 이에 따라 중기부가 공식 파악한 국내 유니콘은 15개사로, 4년 전(2017년·3개)의 다섯 배로 불었다. 중기부 집계엔 반영되지 않았지만 최근 투자유치 과정에서 1조원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버킷플레이스 오아시스마켓 엔픽셀(모바일게임회사) 등까지 더하면 국내 유니콘은 지난해만 7개사에 이른다. 올해도 전자책 플랫폼 ‘리디북스’를 운영하는 리디를 비롯해 물류 플랫폼 ‘부릉’ 운영사인 메쉬코리아, 음악 저작권 플랫폼 뮤직카우 등이 유니콘 행렬 참가를 대기 중이다.

그러나 글로벌 유니콘업계와 비교하면 아직 한국은 갈 길이 멀다. 2020년 상반기말 기준 유니콘 보유순위로 집계한 세계5강국은 미국(388개), 중국(157개), 인도(36개), 영국(31개), 이스라엘·독일(18개사) 순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이 전체 유니콘의 70%를 보유한 가운데, 한국은 1.4%(11개)를 보유하여 세계 10위로 집계됐다. 분야별로도 미래를 지배할 유망산업을 짐작할 수 있는 유니콘 산업분야 TOP 5 업종으로는 핀테크, 인터넷 소프트웨어·서비스, 전자상거래, AI, 순이었으며 미국과 중국이 TOP5 산업분야 유니콘의 62.8%(332개)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은 AI와 인터넷 소프트웨어·서비스 분야 진출이 전무하고 대부분 e커머스(전자상거래) 같은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분야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는 최근의 벤처투자액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순수 민간벤처투자가 미활성화 (2021: 전체 벤처투자의 12.5%)되어 있어 대부분 정부와 관련기관 주도의 정책적 지원을 받는 투자이다. 이러한 관주도 투자로 인해 자연히 정작 벤처기업이 투자금이 필요한 창업단계 (3년 미만 기업에 약 30%)보다는 공무원들의 안정지향적인 태도 등에 기인해 안정적인 성장단계(3년 이상 기업 약 70%)에 투자하는 경향이 큰 문제점이 있다. 정착 창업에는 어려움이 크다는 의미다.

이처럼 민간벤처투자가 미활성화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는 투자자금 회수시장인 인수합병(M&A) 시장에 과도한 규제가 있어 투자자금 회수가 불확실해 민간 벤처투자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면 대기업의 벤처기업 투자금지, 인수합병한 대기업그룹 계열사의 내부거래에 대한 과도한 규제 등으로 원천적으로 대기업그룹의 벤처투자회사는 국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유인이 없는 실정이다.

또한 자본시장면에서 차등의결권 제도가 없어서 창업자들이 기업확장을 위한 투자를 받으면 경영권이 위축되므로 투자를 받는데 어려움이 크다. 근년에 쿠팡이 차등의결권이 있는 미국에 상장하고, 두나무도 미국상장설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고 전문가들은 한국도 이제 차등의결권을 인정할 때가 되었다는 주장이 잇다르고 있음에도 반기업 정서, 좌파편향 정책 등으로 전혀 도입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처투자 활성화 방안으로는 투자자의 주요 투자금 회수시장인 M&A 시장에 대한 규제 철폐로 M&A 시장을 활성화하고 대기업의 초기 단계 벤처기업 투자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벤처기업 투자에 대해서는 대기업 계열사 규제에 예외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 차등의결권 부여로 창업기업의 경영권 상실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한 기업확장 걸림돌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 이는 자본시장 발전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세계적인 창업의 성지로 평가받고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 영국 테크 유케이, 스위스 크립토밸리의 특징은 공히 벤처기업 투자에 규제프리, 연구인력개발제도 및 ICT산업 발전, 민간중심 창업금융 활성화라는 삼위일체가 잘 되어 있다는 점이다. 한국 정책당국은 세금퍼주기 단기알바 양산보다는 이러한 선진국의 사례를 명심해서 청년 일자리의 중요한 축인 벤처창업을 활성화해야 한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 자유시장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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